전력선 인터넷 통신기술 개발 활발

전화선이나 ADSL 등 인터넷회선을 따로 설치할 필요 없이 기존의 전력선에 플러그를 꽂기만 하면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개발이 최근 미국·영국·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져 앞으로 5년 안에 상용화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http://www.ft.com)」는 미국의 미디어퓨전(http://www.mediafusionllc.net)을 비롯해 유나이티드유틸리티스(영국), 노텔(캐나다), 알카텔(프랑스) 등이 수행하고 있는 「전력선 통신기술(PLT : PowerLine Telecommunications)」의 주요 내용과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미국 댈러스에 있는 미디어퓨전은 최근 기존 전력선을 이용해 데이터는 물론 음성·영상 등을 통합 전송하는 데 성공했으며 지난 12월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 특허등록까지 마쳤다. 미디어퓨전은 올해 말까지 현재 1Mbps 수준인 전송속도를 5Mbps까지 높이는 대로 상품화 연구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프랑스를 대표하는 통신회사인 알카텔도 2Mbps급 PLT 시제품을 내놓았으며, 영국의 유틸리티스와 캐나다의 노텔이 합작해 설립한 노르닷웹도 최근 PLT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을 잇따라 발표했다.

독일의 에너지 및 정보통신그룹인 베바도 최근 전기배선망을 이용해 고속의 음성과 데이터를 전달하는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했다. 8가구에서 실시된 이번 실험은 전력배선을 통해서도 원격통화 및 인터넷접속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베바는 플러그를 이용한 인터넷 접속장치의 명칭을 「전력선 커뮤니케이션(Powerline Communication)」이라고 정하고 올해 말까지 시제품 제작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인텔레콤 등 우리나라 기업들도 전력선을 이용한 통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인텔레콤은 올해 초 한국전력, 한국전기연구소, 서울대 자동화연구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차세대 전력선 통신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산업자원부도 오는 2004년까지 5년 동안 총 200억원을 투입, 10Mbps 이상의 전력선 통신기술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제PLT포럼(http://www.ipcf.org) 회장을 맡고 있는 데이비스 힐리 박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오는 2005년을 전후해 전 지구촌을 뒤덮고 있는 전기선이 전기뿐만 아니라 데이터와 음성·영상 등도 통합 전송하는 통신선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LT 기술이 상용화되면 전화선이나 광통신케이블을 깔지 않고, 기존의 전기선만으로도 초고속 인터넷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전세계 통신시장에 또 한번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전력선을 이용한 초고속 정보통신 모뎀은 기존의 전기선으로도 5∼10Mbps의 고속통신을 즐길 수 있다. 또 전력선 통신모뎀을 컴퓨터에 부착하면 빌딩 내에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LAN을 별도로 설치할 필요도 없어지기 때문에 건물내 통신망 고도화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물론 도서벽지에서도 손쉽게 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게 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력선 소음과 전기부하 불균형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남겨두고 있지만 우리 집안의 벽에 설치해둔 전력소켓의 숫자를 곧 2배로 늘려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