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태동과 함께 성장하며 90년대에 국내 반도체산업을 세계 일류의 반석에 올려놓는 데 공헌해 온 반도체 관련업체 대표들이 주축이 된 벤처캐피털이 출현, 벤처기업은 물론 벤처캐피털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국 유수의 반도체업체인 베리안의 한국합작법인인 한국베리안의 설립자이자 현재 세계반도체협회 부회장인 서성기 씨를 주축으로 한양ENG·신성이엔지·삼우이엠씨·화인반도체기술·디아이·아주엑심·한택 등 10여개 반도체업체들은 최근 「에이스벤처캐피털」이란 벤처캐피털회사를 설립, 정부인가를 거쳐 공식 출범시켰다고 28일 밝혔다.
에이스벤처캐피털은 대표이사인 서성기 씨가 납입자본금(140억원)의 50% 가량을 출자한 것을 비롯해 반도체 장비·소재·설비(클린룸)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이 회사는 김광호 전 삼성SDI 회장과 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이었던 루한텍컨설팅의 김치락 대표가 가세,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에이스벤처캐피털은 앞으로 주요 주주사의 네트워크 기반을 살려 반도체 소재·장비와 ASIC 등 반도체칩 설계 분야의 벤처기업 발굴 및 투자에 높은 비중을 두되, 장기적으로는 인터넷과 정보통신 분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나갈 계획이다.
에이스는 특히 올해 안으로 서울 인근이나 대학내에 대규모 창업보육센터를 설립키로 하고 현재 부지선정 작업을 진행중이며 하반기에 증자를 단행하고 내년까지는 총 1000억원대의 벤처펀드를 결성, 본격적인 벤처인큐베이션 및 투자활동에 주력할 방침이다.
서성기 사장은 『기술은 있으나 자금력이 부족한 벤처기업들의 자금지원은 물론 해외 선진기술의 도입에 한 몫을 담당하자는 차원에서 반도체인들이 힘을 뭉쳤다』며 『앞으로 개성이 확실한 투자조합을 다수 결성하고 회사의 투자성향을 차별화, 기존 자본금 투자 위주의 창투사들과는 다른 국내 최고의 벤처캐피털로 올라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국내 반도체업계는 신성이엔지, 다우기술, 미래산업 등 선발업체들을 중심으로 일부 창투사에 지분을 참여하거나 투자조합을 출자하는 경우는 간혹 있었으나 벤처캐피털 설립에 관련업계 및 반도체인들이 대거 참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