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IT지수 산출키로, IT주식의 대세 반영

첨단 정보기술(IT) 관련 종목들의 시세가 주식시장의 공식지표로 등장하게 된다.

증권거래소는 최근 정보통신산업의 독보적인 급성장세를 반영한 코스피정보통신(KOSPI IT)지수를 산출, 다음달 2일부터 발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자신문사가 대우증권과 공동으로 국내 전자·정보통신 관련 업종의 대표지수인 「ET지수」를 처음 선보인 데 이어 IT종목들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제도권 영역에서도 사실상 인정한 결과로 풀이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IT산업과 타 업종간의 종목별·업종별·시장별 차별화 양상이 심화되면서 고도성장기에 있는 IT업종만의 시장흐름을 반영한 지수산출은 필연적인 요구』라며 새롭게 선보이는 KOSPI IT지수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KOSPI IT지수란=거래소 상장종목 가운데 IT관련 장비 및 서비스 전문업체 65개를 선정, 1월 4일 지수 1000을 기준으로 시가총액 방식을 적용해 산정된다. ET지수와 마찬가지로 제조·유통·건설 등 전통적인 업종구분의 한계를 탈피한 새로운 업종 대표지수인 셈이다. 그러나 IT업종이라 하더라도 관리·투자유의 종목은 제외되며 소속업종의 변경없이 사업목적 추가 등을 통해 IT분야로 신규 진출하는 종목도 포함되지 않는다. 거래소 정보통계부 이주호 차장은 『업종전환 및 추가상장의 경우 향후 지수산출 대상종목에 추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T지수와 무엇이 다르나=증시나 산업전반에서 「나홀로 독주」하고 있는 IT업종의 흐름을 정확히 반영코자 마련됐다는 점에서 ET지수와 취지가 동일하다. 두 지수가 모두 시가총액 방식으로 산출된다는 점도 유사하다. 하지만 KOSPI IT지수는 근원적인 한계가 적지 않아 업종 대표지수로 활용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우선 지수산출 범위의 경우 KOSPI IT지수는 거래소의 65개 종목에 국한된 반면 ET지수는 거래소의 123개, 코스닥의 150개 IT종목들을 포괄하고 있다. 추후 개설될 제3시장까지 감안하면 ET지수는 IT업종의 모든 공개기업을 아우르는 확장이 가능하다. 게다가 ET지수는 정보통신소재나 전자상거래(EC), 물류 등 IT산업과 직접 연관을 갖는 종목도 다수 포함된 데 비해 KOSPI IT지수는 이같은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한 증시 전문가는 『최근 코스닥 벤처업종 가운데 인터넷·정보통신 종목들을 중심으로 거래소 대형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대형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추세를 감안할 때 거래소시장에만 국한된 IT업종지수의 대표성은 다소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