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후반 여러 가지 데이터 통신 기술이 소개되고 통신망이 다양해지면서 통신산업계의 가장 큰 이슈로 망의 단순화, 지능화 등이 부상했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따라 기존의 음성 및 데이터 서비스뿐만 아니라 고속 근거리통신망(LAN)서비스는 물론 케이블TV와 같은 방송서비스까지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교환기가 요구됐으며 그 결과 비동기전송모드(ATM)교환기가 탄생했다.
80년대 후반부터 개념이 소개되기 시작한 ATM교환기는 지난 95년부터 상용제품이 출시되기 시작했으며 2000년부터는 각국의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근간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실험실 수준으로 160Gbps∼1Tbps급의 ATM교환기가 개발되고 있으며 정보사회가 본격적으로 실현되는 2010년대에는 가입자당 Gbps급 용량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돼 수십∼수백Tbps급의 ATM교환기도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ATM교환기는 여러 가지 통신망을 구현함은 물론 시스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등장할 새로운 서비스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또 최근 라우터 기반의 인터넷망이 제공하지 못하는 서비스품질보증(QoS)이 가능해 대부분의 통신사업자들은 최근 라우터망과 ATM망을 복합화한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ATM교환기 시장 현황=ATM교환기는 원거리통신망(WAN)은 물론 LAN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교환기로 출발했으나 LAN 분야에서는 이더넷 스위치에 시장 주도권을 넘겨준 상태다. 10Mbps의 속도로 출발한 이더넷 교환기는 바로 100Mbps의 속도를 지원하는 패스트 이더넷으로 이전했으며 지난 98년부터는 기가비트 이더넷이 등장, 지난해 전체 LAN 스위치 시장에서 90%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98년 12억달러에 이르렀던 ATM LAN 스위치는 99년 이후 당초 기대와는 달리 4.2%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 2003년에는 전체 시장이 17억4000만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 비해 오는 2003년 패스트 이더넷 스위치 시장은 145억달러, 기가비트 이더넷 스위치 시장은 총 5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ATM교환기가 WAN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98년 84억5000만달러에 이른 세계 WAN시장에서 ATM교환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불과했으나 오는 2003년에는 63%(55억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ATM교환기 벤더 현황을 보면 지난 97년 시장 점유율 30.1%로 1위를 차지했던 뉴브리지가 98년에 큰폭의 점유율 하락(24.2%)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밖에 시스코시스템스가 그 뒤를 이어 2위, 어센드가 3위를 유지했으나 알카텔이 지난해 자일랜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 뉴브리지를 인수하고 어센드도 루슨트에 인수됨으로써 순위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편 지난 98년 ATM관련 장비 시장 현황을 보면 백본 ATM교환기가 전체의 60%를 차지했으며 ATM LAN 스위치는 31%, ATM 액세스 멀티플렉서는 6.6%, ATM NIC는 2.5%를 차지했다.
◇국내 시장 현황=국가 정보망의 핵심을 차지하는 초고속 국가망 구축이 지난해부터 본격 구축됨에 따라 국내 ATM교환기 시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된다. 특히 정부의 초고속 정보통신망 조기구축 방침에 따라 연평균 5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 ATM교환기 시장은 대략 600억원대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에는 1000억원에 도달할 전망이다. 또 초고속 국가망과 별도로 초고속 가입자망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광대역무선데이터망(BWLL)의 백본망으로 ATM망이 적용되고 있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성장성이 높다. 정부는 지난 93년부터 총 3000억원의 자금을 투입, 한국형 ATM교환기 개발에 착수했으며 지난해 초고속 국가망에 일부 국산 ATM교환기가 설치됐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