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티즌·21세기한국연구소, 국회의원 인터넷 사용실태 조사

국회의원의 개인 홈페이지가 최근들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일방적으로 홍보성 정보만을 제공하는 등 양적으로 홈페이지가 늘어난 만큼 질적인 사이버 의정활동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티즌(대표 이진성)과 21세기한국연구소(소장 김광식)는 최근 국회의원의 인터넷에 관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2000년 2월까지 전체 국회의원 295명 가운데 110여명이 홈페이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월까지 전체의 18%인 53명만이 홈페이지를 운영하던 데서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정당별로는 지난해 4월 국민회의가 104명 중 25명(24%)으로 가장 많았고 한나라당 134명 중 21명(15.7%), 자민련 53명 중 6명(11.3%), 무소속은 4명 중 1명(25%) 등이었다.

그러나 2000년들어 민주당 13개, 자민련 3개, 한나라당 11개, 무소속 1개가 추가로 등록돼 민주당 43개, 자민련 35개, 한나라당 30개, 무소속 2개로 크게 늘어났다.

21세기한국연구소측은 지역별로도 고른 분포를 보였다며 이는 인터넷의 중요성을 국회의원들이 재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꾸준히 의정활동을 홈페이지에 반영하는 경우는 15명에 불과했으며 97년이나 98년 상반기 이후 전혀 새로운 내용을 업데이트하지 않아 국회의원 홈페이지가 의례적인 홍보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회의원 홈페이지는 크게 개인·그룹·지방의회별로 나눌 수 있으며 개인별 국회의원 홈페이지는 정치인 소개, 정치인 활동 과정, 지역구 활동 소개, 주변 정보 제공, 게시판이나 토론방과 같은 형식으로 상임위·입법·의정관련 원외활동, 주요 직책 수행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세기한국연구소 김광식 소장은 『최근 인터넷을 이용하는 정치인이 크게 늘고 홈페이지를 잇따라 개설하는 등 인터넷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부실한 사후관리와 네트워크 마인드 부족으로 사이버 의정활동이 기대만큼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인터넷을 양방향 매체로 인식하지 못해 토론회나 게시판 사이트를 운영하지 않는 등 초보적인 홈페이지 운영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인티즌과 21세기한국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인터넷과 전자민주주의, 시민운동과 인터넷 등 5개 주제로 지난 4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인터넷과 정치」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