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장비주 거품

세계증시 동조화현상 심화로 미국과 국내 네트워크 업체들간 비즈니스 모델이 크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 네트워크 종목의 상승세에 힘입어 국내 네트워크 장비종목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상승하는 「버블」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국내 네트워크 종목들의 주가상승을 이끌고 있는 미국 시스코시스템스의 경우 자사 장비판매와 서비스만으로 지난해 매출 122억달러와 순이익 13억5000만달러를 기록한 것에 반해 국내 네트워크 업체들은 자사 장비판매보다는 외국제품 유통의존도가 절대적인 실정이며 자사 장비매출이 아예 발생하지 않은 업체도 상당수 있다. 표참조

이처럼 서로 비즈니스 모델이 다른데도 동조화현상에 편승한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의 주가에 버블이 조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중소업체 난립 등 국내 네트워크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거래소 및 코스닥시장에 올라있는 일부 네트워크 종목들의 수익구조도 부실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3일 현재 거래소 및 코스닥에서 거래되는 네트워크 장비종목인 콤텍시스템·인성정보·한아시스템·인터링크·코리아링크·KDC정보통신·테라 등은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시스코시스템스나 스리콤·루슨트 등 나스닥 네트워크 종목들의 고공행진에 힘입어 최근 주가가 큰폭으로 상승했다.

코리아링크는 지난달 중반까지 7만원대에 머물렀던 주가가 이달들어 13만원대에 육박했고 인성정보도 한때 2만원대까지 빠졌지만 한달여 만에 4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인터링크는 지난달 25일까지 주가가 12만∼13만원대에서 보합세를 보였지만 시스코시스템스 주가강세에 힘입어 지난 3일 현재 15만9000원까지 뛰어올랐으며 테라도 최근 연이틀 상한가를 기록하며 한달여 만에 1만원대를 회복했다. 물론 이들 업체의 실적과 함께 금년도 시장확대 전망에 따른 성장성도 한몫을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네트워크 통합이나 장비유통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이들 종목이 더이상 미국증시 동조화의 수혜를 입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를 의식한듯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이 자사 장비를 개발하거나 인터넷 등 새로운 사업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연내에 실적이 가시화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국산 장비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아시스템·콤텍시스템·인터링크·코리아링크 등의 추이에 관심을 기울여볼 만하지만 이들 업체가 수익성이 적은 중소형 장비개발에 머물러 있어 당분간 고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99년 네트워크 장비 종목 현황<단위 : 억원>

업체=매출=순이익=자사 장비 매출

한아시스템=216=22=124

콤텍시스템=1409=70=110

KDC정보통신=355=12=30

인터링크=172=8=80

인성정보=561=55=0

테라=189=17=0

코리아링크=303=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