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10대 걸림돌>4회-수익성 확보 미흡

인터넷이 대중화하면서 인터넷산업은 이제 새로운 산업분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산업은 물론 기존 산업도 점차 인터넷과 연결고리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 열풍의 최대 맹점은 전세계를 삼킬 듯한 기세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이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의 존재 이유인 「이윤추구」에 절대적으로 부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인터넷기업 가운데 소위 「돈을 버는」 기업은 검색엔진으로 시작해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포털사이트 「야후(Yahoo)」 정도다. 야후는 하루 4억6500만 페이지뷰라는 막강한 막강한 커뮤니티를 등에 업고 노출빈도 극대화로 광고 부문에서 타 사이트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국내 경우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수백, 수천개의 인터넷업체가 생겨났지만 거의 유일하게 야후코리아만이 연간 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터넷기업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국의 아마존도 최근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조건」이라는 보고서에서 『전통기업은 도산하더라도 공장이나 부동산은 남지만 인터넷기업은 컴퓨터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며 수익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또 참신한 콘텐츠로 고정 회원을 확보하는 것은 인터넷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면서 미국의 한 포털사이트를 예로 들었다. 미국의 여성전문 포털사이트인 「http://www.women.com」은 월 평균 방문객수가 440만을 웃돌지만 이들 회원을 이용한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어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한다고 적고 있다.

밖으로 드러난 인터넷업계의 수익모델은 크게 광고매출, 전자상거래 마진, 거래 수수료, 유료 콘텐츠 수입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광고매출은 인터넷업체들이 가장 내세우기 쉬운 수익모델이다. 주로 인터넷시장 초기단계에 대거 등장했던 포털사이트가 광고매출을 주 수입원으로 잡았었다. 하지만 광고게재로 매출을 올려 수익을 내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

국내 인터넷 인구가 700만명이 넘었다지만 하루 한번 이상 빈번하게 인터넷을 이용하는 액티브 유저는 그다지 많지 않고 하루에도 수십개씩 생겨나는 인터넷사이트들을 지원할 광고물량도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최근 많은 인터넷업체들이 「묻지마 투자」 열풍을 타고 코스닥에서 확보한 자금을 이용해 다른 인터넷업체에 재투자하는 현상이 급증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별다른 수입원을 찾지 못하는 기업들의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삶의 방편이며 인터넷 이상열기에 따른 부작용으로도 볼 수 있다.

포털사이트가 인터넷산업의 한 축이라면 지난해 급속하게 성장한 전자상거래 역시 하나의 기둥이다. 단순한 정보제공 차원에서 벗어나 이를 기반으로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마진을 남기는 개념이다. 쇼핑몰로 대표되는 소비자 대상 전자상거래가 지난해 붐을 이룬 데 이어 올해는 기업간 전자상거래가 또다른 흐름으로 활성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자상거래는 제공하는 제품의 품질이나 보안상의 문제로 거래량이 크지 않아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97∼98년부터 시작한 한솔CSN, 인터파크 등 쇼핑몰 업체들이 올해 들어 겨우 소폭의 흑자를 기대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이제까지 쏟아부은 막대한 투자비를 감안하면 손익분기점 달성은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거래 수수료로 수익을 올리는 기업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이버트레이딩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들이다. 이들 증권사는 인터넷과 주식 열풍이 맞아떨어지면서 막대한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최근에는 전체 거래량 가운데 사이버 트레이딩 비율이 60%를 넘을 정도로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경매 서비스 역시 거래 수수료를 주요 수입기반으로 삼고 있지만 사이버 트레이딩과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서비스를 개시한 대표적인 경매서비스 업체인 옥션은 올초 거래 수수료를 유료화하고 수익성 확보를 위한 기반 다지기에 나섰지만 내년 이후에나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본다.

흔히 인터넷산업은 「진입-생존-성장」 3단계로 나뉜다. 다양한 이벤트로 회원을 대거 확보하는 진입단계를 거쳐 확실한 수익모델을 확보하는 생존단계, 그리고 경쟁력없는 기업은 무너지는 등 정리단계를 거쳐 수익을 확대해 가는 성장 단계가 그것이다.

국내 인터넷산업은 이제 현재 진입단계를 지나 생존단계에 와 있으며 각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해 수익성 확보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신생 인터넷업체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확실한 수익모델 개발에 힘을 쏟는 중이다.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인터넷방송국도 수익모델 개발을 최대 목표로 삼았다. 증권을 비롯한 고급정보를 중심으로 콘텐츠 유료화 움직임도 활성화하고 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