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도메인 서비스 도입 현황과 전망

한글 도메인 서비스가 인터넷 시장의 핫이슈로 등장했다. 이미 4개 업체가 서비스중이며 앞으로 도메인 등록기관 업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한글 도메인 서비스 도입에 대해 반대의견을 피력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세는 도입확산에 맞춰져 있다. 한글 도메인 확산은 먼저 인터넷 보급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우선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네티즌의 경우 영어에 익숙해져 있지만 40대 이후 중장년층의 경우 인터넷에 대한 거부감의 1차적 진원지가 영어에 있다는 사실은 한글 도메인의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또 영어권 일색의 인터넷 문화에서 자국의 문화를 보급하고 확산시키자는 뜻에서 정부도 이를 적극 장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글 도메인 도입 얼마나 이루어졌나

최근 폐막된 「APRICOT 2000 in seoul」에서 각국의 인터넷 관계자들은 자국어 도메인 서비스 도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최상위 도메인네임(APTLD)포럼에서 중국·대만·일본 관계자들은 자국어 도메인을 도입하기 위해 싱가포르의 iDNS 대신 자국내에서 개발한 자국어 도메인 이름(Multilingual DNS)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확고히 했다.

KRNIC는 이번 「APRICOT 2000 in seoul」에서 한글 도메인 관리체계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키워드 방식의 도메인 체계에 대한 기술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KRNIC의 한 관계자는 『도메인의 정책적인 입장만을 고려할 뿐 기술적인 면은 전적으로 업체에 일임하겠다는 것이 KRNIC의 공식적인 입장』이라며 『우리 문화를 키울 수 있는 자국어 도메인 도입에 대해서는 환영하며 솔루션 역시 국내에서 개발된 것 위주로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RNIC는 자국어 도메인과 관련, 일본과 중국을 연계하는 도메인 동북아 3국 「크로스 스페셜 워킹그룹」을 추진중이다. 「크로스 스페셜 워킹그룹」은 3국간 도메인의 자동 번역 시스템을 구축, 한·중·일 3국을 하나로 묶는 대단위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중국 CNNIC와는 내달 21일 협의키로 했으며 일본 역시 긍정적인 의사를 밝혀와 이른 시일내에 이 프로젝트는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의 경우 IBI·한닉·세븐·한글로닷컴 등이 한글 도메인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이미 한글 도메인 취득자만도 20만명에 이르러 영문 도메인 못지 않은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표준체계가 확립되지 않아 업체별로 혼선을 빚고 있다. 현재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자국어 도메인 방식은 싱가포르의 자국어 도메인이름(Multilingual DNS 예:청와대.정부.한국) 방식과 키워드 방식(예:청와대). 국내 한글 도메인 등록업체인 IBI가 후자인 ngDNS를 개발해 놓고 있어 앞으로 어떠한 방식이 채택될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찬성과 반대 입장

한글 도메인에 대해 찬성론을 펴는 사람들은 한글 도메인 서비스가 무엇보다 쉬운 인터넷을 구현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는 입장을 펴고 있다. 비영어권 중에서, 특히 일본과 우리나라의 경우 영어에 더욱 약해 인터넷 확산의 걸림돌이 된다는 것. 따라서 한글 도메인이 일반화될 경우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인터넷 인구가 급속히 확산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자국 문화의 확산이라는 측면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반대의 입장을 견지하는 부류는 불필요한 트래픽을 유발하고 비용을 증가시키며 혼선 유발로 인한 인터넷 사용자들의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는 데 이유를 달았다. 또 한글 도메인을 사용할 경우 도메인 네임의 필요성에 대해 둔감해질 우려가 있으며 국제화 추세에 대응하는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데 우려를 표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국어 도메인 표기법은 구세대를 위한 임시적 방편이며 영어세대를 퇴보시키는 일』이라며 『자칫 인터넷이 「내셔널넷」으로 전락할 정도로 인터넷의 근간을 무시하는 엉뚱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