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체 인터넷 경제틀에서 무시할 수 없는 위상을 차지하게 된 정보보호산업은 발빠른 사업확장 전략을 통해 시장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몇가지 뚜렷한 추세로 발전해가는 보안산업은 이제 인터넷시장의 흐름을 가늠하는 척도로까지 여겨진다.
△다양한 응용분야의 출현=「개방성」을 전제로 한 인터넷 환경에서는 보안성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서비스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안전한 전자자금이체(EFT) 서비스를 비롯, 인터넷 전자문서교환(EDI), 각종 엔터테인먼트의 유료화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따라 보안솔루션 전문업체들은 자사의 기반기술을 활용, 다양한 전자상거래(EC)서비스용 응용솔루션을 내놓고 이미 시장선전에 나선 상태다. 국내에서는 인증·암호화 기술을 적용한 이니시스의 EC지불서비스가 잘 알려진 사례. 네트워크형 전자화폐나 웹브라우저상의 보안프로토콜인 SSL, 한국정보인증·한국증권전산의 공인CA서비스 등도 조기에 출현한 보안 응용분야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차세대 운용체계(OS)로 리눅스가 떠오르면서 리눅스용 보안솔루션 개발열기도 뜨겁다.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무선인터넷 보안솔루션도 전문업체들이 놓치지 않고 있는 분야다.
△종합솔루션화=선도적인 보안기업들은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사업제휴 등을 통해 종합보안솔루션업체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점도 뚜렷한 특징이다. 시큐리티다이내믹스사가 암호제품 전문업체인 「RSA」, 네트워크어소시에이츠사가 백신 전문업체인 「맥아피」, 플라티늄테크가 기업용 보안솔루션 전문업체인 「멤코」사를 각각 거액에 인수합병한 것은 발빠른 사업강화 전략이었다. 이같은 추세는 사용자들의 보안요구가 특정 시스템에 대한 「보완」을 넘어 전체 전산환경에 대한 안전체계 구축에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아직은 사업제휴 등에 그치고 있는 국내에도 곧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단품 소프트웨어(SW) 판매에 안주하는 선발 보안업체들보다는 현재의 산업추세에 맞춰 발빠른 사업확장 전략을 추진 중인 신생 벤처기업들이 유망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시장규모=하드웨어(HW)를 제외한 지난해 전체 시장규모는 400억∼500억원 수준. 올해는 1300억원 정도로 2배 이상 양적 확대가 예상된다.
가장 많은 국내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침입차단시스템(일명 방화벽) 시장의 경우 경쟁환경 악화와 성장둔화세 등 때문에 올해는 200억원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 비해 침입탐지시스템(IDS)·서버보안·인증암호화·가상사설망(VPN) 등 비교적 고난도 기술력을 요구하는 시장은 큰 폭 신장이 예상된다. IDS 및 서버보안 시장은 올해 300억여원, 인증암호화 시장은 200억여원 등으로 추정된다. 바이러스백신 시장도 꾸준한 신장세를 보여 올해 200억여원의 규모에 육박할 전망이다. VPN시장도 통신사업자들의 인터넷서비스 강화 움직임에 힘입어 300억원 이상으로 몸집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시장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내 전산환경 보호에 민감한 보안산업의 특성상 외산솔루션들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