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서버통합(Server Consolidation)

<대박스>

2000년대 컴퓨터환경의 가장 큰 변화로 서버통합(서버 콘솔리데이션)이 주목되고 있다.

60∼70년대 메인프레임 시대, 80∼90년대 클라이언트서버(CS) 시대로 구분돼온 컴퓨터시스템이 90년대 후반부터 서버통합이라는 큰 물결로 대체되기 시작하고 있다.

메인프레임이 중앙집중식 시스템(Centralized System), 클라이언트서버는 분산형시스템(Distributed System)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면 서버통합은 통합형시스템(Consolidated System)으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서버통합이 2000년대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개방형시스템의 등장으로 인한 클라이언트 서버환경에서 각 기업들마다 적게는 수십대에서 많게는 수백대에 이르는 서버를 운용하고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서버통합이 그동안 분산컴퓨팅의 붐을 타고 도입됐던 수많은 서버의 관리와 네트워킹 비용이 증가하면서 효과적인 시스템 관리와 전체 시스템소유비용(TCO)을 절감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버통합이 단순히 여러대의 서버를 하나로 통합하는 물리적인 통합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서버통합이 기업전산시스템의 처리능력 향상과 데이터의 전략적인 활용을 가능하도록 하는 이른바 IT프로세서의 최적화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여러대의 서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것도 결국은 고객에게 최적의 전산시스템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림1

서버통합의 경향이 최근 급격하게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우선 정보시스템 비용으로서 관리비용이나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 외에도 90년의 클라이언트 서버환경하에서 집중시스템의 결점으로 지적된 호스트시스템의 하드웨어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도 한가지 이유다.

또 시스템을 집중화할 경우에는 고속 네트워크가 필요해 네트워크 비용이 오히려 서버 도입가격을 능가하며 호스트 집중화에 따라 데이터 처리속도가 갈수록 떨어진다는 부작용 등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는 것도 서버통합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e비즈니스 대응의 필요성이 높아져 웹을 사용한 대량접속에 대응해 즉시적으로 데이터처리가 필수가 되면서 높은 확장성, 데이터통합, 고신뢰성이 요구되고 있는 것도 서버통합에 대한 분위기를 무르익게 하고 있다.

IT프로세서를 최적화할 수 있는 서버통합은 우선 TCO를 대폭 삭감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기업의 모든 측면에 정보시스템이 활용되는 가운데 시스템의 운용이나 보수 관리에 관한 경비가 급증하면서 TCO를 정량적으로 파악하고 그것을 어떻게 삭감할 것인가가 큰 과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서버통합으로 TCO를 삭감함과 동시에 시스템 처리능력 향상과 전략적 데이터 활용을 가능하게 하고 ERP 등 e비즈니스 수요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IBM 야수사업소의 경우 반도체의 시뮬레이션 처리를 위해 53대의 RS6000 서버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이를 슈퍼컴퓨터인 RS6000 SP33대로 통합해 CPU가동률은 35% 향상됐으며 하드웨어 비용 또한 66%을 삭감했다는 것. 또 인건비는 63%,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용은 29%, 공간축소에 따른 비용도 76%를 절감했다. 결과적으로 야수사업소는 성공적인 서버통합으로 TCO를 거의 절반 이하로 떨어뜨림으로써 대표적인 서버통합 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그림2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이 서버통합에 따른 효과는 TCO의 절감뿐만 아니라 정보시스템의 기능을 대폭 향상해 시스템 최적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데서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서버통합에 따른 데이터의 통합으로 전사적인 데이터를 총합적으로 분석해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웨어하우스나 데이터 마이닝이 가능해진다.

또 단일지역에서 서버관리가 가능해지고 보안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가 있으며 시스템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해 처리능력 향상과 이에따른 하드웨어비용도 삭감할 수 있다.

이같은 서버통합의 이점이 부각되면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90년대 후반부터 컴퓨터기술의 큰 조류를 형성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부터 수요자가 아닌 서버통합 솔루션업체들을 중심으로 도입되기 시작해 아직까지 큰 흐름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해 SKC&C가 20여대의 서버를 IDC센터로 전산자원을 통합하면서 6대의 서버로 대체했으며 삼성코닝이 경영정보용으로 사용해온 8대의 서버를 대형서버 한 대로 통합, 완료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최근 국내 기업환경이 e비즈니스로 전환되면서 서버통합 수요 또한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IT업계 전반에 급속히 확산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e비즈니스를 위해 애플리케이션이나 데이터 통합을 수행하고 네트워크 장애나 급격히 늘어나는 액세스 증대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의 성능강화와 함께 TCO의 절감이 현안으로 등장해 서버통합의 필요성 또한 크게 증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보를 공유하는 데 익숙하지 못한 실무부서에서 서버통합에 따른 불안감이 아직도 팽배해 있어 서버통합에 대한 시스템사용자들의 인식전환이 서버통합을 국내 기업들의 전산시스템에 정착시키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국내업계 동향>

현재 국내에서 서버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들이다. 이에 따라 수요자인 고객 입장에서는 서버통합을 단순히 대형서버를 판매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다. 외국 선진국에서는 수요자들의 요구에 의해 IT기술의 보편적인 흐름으로 정착되고 있는 서버통합이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그러나 서버 공급업체들은 서버통합의 이점을 고객들에게 설득하면서 서버통합에 대한 이미지 개선 노력과 함께 시장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IBM은 지난해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를 통합한 것을 비롯해 포스데이타·LG화학 등 총 10여건의 서버통합 계약을 맺었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얼라인」이라는 컨설팅프로그램을 통해 최적의 통합솔루션을 고객에게 제시하는 한편 S390, RS6000 등 중대형서버와 PC서버인 넷피니티 등을 공동으로 판촉하는 「매직박스」 광고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한국HP는 삼성전관이 경영정보용으로 운영해오던 T600 한 대, G클라스 7대를 최신기종인 V2500클라스 한 대로 통합한 데 이어 올해 2차로 20여대의 잔여서버를 통합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본격적인 서버통합 수요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 자체적으로 서버통합으로 고객들에게 줄 수 있는 이익을 가상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TCO 계산분석법」과 여러 대의 이기종 서버를 연결해 마치 하나의 서버처럼 통합 운용할 수 있는 「하이퍼플렉스」 기술을 이용, 고객에게 새로운 최적 통합을 구현해나간다는 것이다.

한국후지쯔도 TCO 절감 등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서버 콘솔리데이션 솔루션으로 최근 GP7000 모델2000과 모델1000을 발표하고 서버통합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후지쯔는 효과적인 서버통합 사업확대를 위해 클러스터에 의한 시스템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확보하는 한편 단일시스템의 확장성에 의한 대용량 처리능력 보장을 위해 64CPU의 시스템에 이어 128CPU를 탑재한 모델도 발표, 시장을 선점해나간다는 것.

한국유니시스는 셀룰러 멀티 프로세싱(CMP) 기술을 채택한 유닉스웨어와 NT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아쿠안타 ES시리즈가 전사적자원관리(ERP) 등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확장성, 서버통합에 의한 관리코스트의 절감, 다이내믹한 파티션 기능 실현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올초부터 서버통합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터뷰>

-전방일 한국IBM 서버콘솔리데이션사업부장

-서버통합이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일단 기업의 전산시스템이 분산환경으로 확대 발전돼오면서 수많은 서버를 관리, 유지하는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서버를 새로 도입하는 비용을 초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현재 구현된 기술 가운데 시스템을 최적화하면서도 TCO를 절감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 바로 서버통합이다.

-분산환경에서 통합환경으로 넘어간다는 것은 과거 메인프레임시대로 회귀하는 것 아닌가.

▲서버통합은 일단 분산환경을 토대로 업무의 최적화를 위해 서버를 통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기종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메인프레임 환경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메인프레임처럼 한 대로 통합할 수도 있지만 업무최적화를 위해서는 여러대의 서버로 통합할 수 있다.

-이기종 통합에 따른 기술적 어려움은.

▲같은 회사의 제품끼리 통합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닉스 등 개방형시스템 연결도 네트워크기술의 발달로 커다란 문제는 없다고 생각된다.

-서버통합의 필요성은 과거에도 제기됐다고 생각되는데.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이 발전하고 90년대 들어서면서 고객들 대부분은 효율적인 전산시스템관리를 위해 서버통합을 고려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서버통합의 기반인 네트워크 사용비용이 서버통합에 따른 이득을 상쇄할 만큼 비쌌으며 네트워크 품질 또한 크게 떨어져 통합에 다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없었다. 최근 서버통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이같은 인프라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일 것이다.

-서버통합시장에 대한 전망은.

▲현재 TCO를 절감하고 전산시스템을 최적화하는 기술은 서버통합 외에는 아직 개발된 기술이 없다. 다른 대안이 없다는 얘기다. 더구나 e비즈니스 환경을 위해서는 기존 시스템의 처리능력을 높이고 데이터의 전략적 활용을 위해서는 조만간 국내에서도 서버통합 열기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