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취득 열풍 대기업으로 「확산」-현대그룹 앞장...효과는 미지수

그동안 중소기업들이 자기주식 가격안정 차원에서 행해지던 자사주 취득이 최근 주총을 앞둔 대기업들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현대는 그룹차원에서 주가관리를 선언한 이후 현대중공업,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자동차 등이 자기주식 취득을 결의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달 90억원의 자기자금을 동원, 기명식 보통주 50만주를 거래소에서 사들였으며 현대중공업도 20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했다. 최근들어서는 현대종합상사가 주가가 액면가 이하에서 좀처럼 상승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주가관리 차원에서 200억원의 자기자금을 투입,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자동차도 3000억원 정도의 자사주 취득안을 마련, 향후 상법 등 관련 법령과 규정이 개정되면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해 총 136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LG도 계열사별로 주가관리에 나선 가운데 LG전선이 최근 주식가격 안정차원에서 100억원을 들여 자기주식을 취득하기로 하는 공시를 냈다. 코오롱상사도 올들어 주가가 액면가 이하를 맴돌자 8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이 외에도 포항제철이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5월 26일까지 총 5403억원을 투입,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으며 한국통신도 다음달 8일 1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대해 증권가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해 적극적으로 주가관리에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이며 이는 주주 중시 풍토가 우리나라 기업에서도 확산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그러나 현대종합상사의 예를 보더라도 이같은 자사주 매입이 주가상승 효과를 가져올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