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의 의미는 단순히 뉴밀레니엄 이상의 특별한 의미로 지구촌 모두에 절실하게 와닿고 있다. 특히 사회구조가 산업혁명 이래 수백년에 걸쳐 발전해온 것보다 과거 20, 30년 동안 더 많이 변화됐고 앞으로 수년내에 그 이상의 변화가 예측되는 현시점에서 기업인에게는 이러한 사회변화가 더욱 절실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기존 사업구조의 틀을 과감히 깨고 「e비즈니스」라는 모토로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학교·연구소·대기업뿐 아니라 언론기관이나 심지어 정부부처의 각광받던 많은 고급인력들이 기득권을 박차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 벤처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수많은 자금이 코스닥시장과 벤처기업으로 몰리는 등 유사 이래 최대의 벤처열풍에 온나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과열 또는 거품경제라는 우려와 함께 이런 산업의 변화가 일시적인 패턴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러한 사회변화가 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로 계속 성장하고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시류에 낙오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논의도 있다.
이는 패러다임 변화의 초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논의로 몇년이 지난 후 산업변화의 모습에 의해 자연스럽게 평가될 것이다. 이러한 평가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키는 현재 패러다임을 이끌고 있는 벤처산업에 몸담고 있는 벤처캐피털과 벤처비즈니스 종사자들이 가지고 있다.
벤처기업 및 이와 관련된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틀과 현실을 창조해가고 있어 사회변화의 선두그룹을 이끌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들은 기존의 경영비전·조직·경영관리·시스템 등을 백지 상태에서 그림을 그리는 원리로 모든 것을 새롭게 창조해가고 있어 향후 경영환경은 이들에 의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이 시점에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가고 있는 벤처캐피털리스트 및 벤처기업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시대에 맞는 기업가 정신이다.
카오(Kao) 등의 학자는 기업가 정신을 「사업기회의 인지, 위험부담의 적절한 관리, 적절한 자원동원의 기술을 통하여 가치를 창출하려는 시도」라고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의도 시대의 조류에 따라 변화되어야 한다. 벤처기업가들이 기업의 성공을 위해 사업기회를 포착하여 「수익극대화」나 「주주가치의 극대화」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이 회사의 유일한 성과지표는 아니다. 회사의 뚜렷한 비전을 세우고, 이에 따라 경영자와 직원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가는 비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을 보면 회사창립자가 창립이념을 세운 이래 영원히 변하지 않는 「핵심가치」가 분명히 존재한다. 새로운 현실에서는 경영개념·제품디자인·자본능력 등을 비롯한 모든 종류의 경제지식들이 더욱 짧아지고 성공을 위한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또한 많은 벤처기업들이 최선의 노력으로 성공의 신화를 창조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자칫 금전적인 성공에만 그친다면 절반의 성공밖에 안될 것이다. 이러한 당위성에 비추어볼 때 우리의 현실은 다가올 미래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들이 적지 않다.
벤처의 성공은 경쟁력이 열쇠다. 특정 분야에서 최고 수준을 지향하고 한 우물을 파는 벤처기업가의 모습을 시대가 원하고 있지만 무분별한 자금모집이나 무리한 사업영역 확대를 시도하는 등 과거 기업들의 잘못을 답습하는 기업가들이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급박하게 변화하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벤처업계에 몸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는 사명감과 더불어 다가오는 미래는 현실에 안주하는 안이한 자세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위기의식을 함께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