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대표 김준기 http://www.dongbu.co.kr)이 반도체사업의 진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동부는 최근 반도체사업을 재개하기로 방침을 굳혔으나 사업을 포기했던 지난 98년과 비교해 기술 및 시장상황이 확 달라져 좀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동부는 일단 메모리반도체사업을 재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투자비도 막대한데다 이미 시장진입에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정부의 눈치도 봐야 하며 이제는 경쟁력도 없는 200㎜ 웨이퍼사업을 전개하는 것도 무리다.
이 때문에 동부는 주문형반도체(ASIC)와 웨이퍼 수탁생산(파운드리)서비스와 같은 비메모리분야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ASIC은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의지로 시장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으며 파운드리서비스 역시 시장호조로 투자가치가 높다.
그런데 ASIC사업은 대기업인 동부가 뛰어드는 것이 모양새도 좋지 않고 관련 기술 확보도 어렵다. 또 파운드리서비스 또한 대만업체나 국내 선발업체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
동부는 이 때문에 선뜻 결정하지 못한 채 저울질만 하고 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반도체사업 재개 방침만 세웠을 뿐 지난해와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국내외에서 제휴선을 찾는다는 것도 소문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결정이 늦어지면서 재계 한쪽에서는 동부그룹이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사업에 뛰어든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기존에 투자한 TFT라인을 TFT LCD 라인으로 전환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동부그룹측은 『아직 검토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동부의 선택은 동부그룹뿐만 아니라 국내 반도체업계의 비상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