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어소프트, 외자유치로 불거진 주주간 갈등 더욱 심화

헐값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외자유치 추진으로 이사회와 주주들간의 분란을 일으켰던 시큐어소프트(대표 김홍선)가 여전히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있다. 본지 3일자 증권면 기사참조

최근 본지의 보도가 나간 뒤 현 이사진에서 제외된 주주들은 김홍선 사장을 만나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최대한 배려하는 방향으로 외자유치 협상을 진행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40% 가까운 지분율로 결집된 이들 주주의 요구내용은 크게 두가지. CB발행계획 자체를 취소하는 대신 코스닥등록을 앞당겨 자금을 조달하든지 아니면 CB발행가를 현재 협상중인 12만원보다 대폭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것. 소프트뱅크로부터 60억원의 투자를 받기로 했다는 지난주 발표내용도 실상은 주당 발행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일단 긍정적인 검토의사를 밝히고 최종 답변을 지난주 말까지 통보하기로 하면서 주주들간의 내분은 일단 가라앉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결국 김 사장으로부터 온 답변은 종전의 외자유치협상안을 그대로 밀고 나갈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 김 사장과 주주들간에 불거진 진통이 수습되기는커녕 불난 데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된 셈이다.

급기야 반대주주 대표들은 지난주말 긴급모임을 열고 임시주총소집과 현 이사진 전원퇴진을 요구하기로 하는 등 필요하다면 강력한 법적 대응도 불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 주주는 『김 사장은 총 280억원 가량의 외자조달을 추진하면서 자신도 헐값에 2만주 정도를 인수할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며 『대다수 주주들의 이익을 무시한 채 특정인 몇몇만의 배를 불리려는 외자유치는 비열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특히 1대 주주인 지오창투에도 5만주 가량을 신주 배정할 계획인 가운데 일부 이사진은 이번 외자유치안에 반대,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내홍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한 반대주주는 『김 사장은 시간벌기를 통해 현재 외자유치안을 현실론으로 받아들일 것을 주주들에게 강요하는 게 아니냐』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결론난 게 없으며 어떤 사실도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이번 주말께면 외자유치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