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900선에 쉽게 안착하는 듯 했으나 선물만기일에 쏟아진 9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규모의 프로그램 매물로 900선을 밑돌았다. 그러나 시장기조는 전반적으로 안정양상을 보이고 있고 점진적인 여건개선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이번주에도 900선 돌파와 지수상승 시도가 예측된다.
물론 펀더멘털 변수들은 추가검증의 여지가 있다. 반도체 D램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국제유가의 경우 OPEC 산유국들의 증산합의가 예상되고 있어 대외 주변여건은 안정세를 찾아갈 전망이다. 일본경기의 호조로 엔화강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같은 해외여건은 국내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기적인 시장의 키는 수급쪽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주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3949억원으로 전주에 비해 크게 줄었다. 그러나 매수우위의 기조는 이번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투신권은 환매수요에 대한 유동성 확보와 결산을 앞두고 정리매매가 예상되나 순매도 규모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프로그램매매는 선물만기와 관련, 매물부담은 있으나 신규 매도차익거래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자사주 매입도 수급상 중요한 변수다. 거래소에 의하면 지난 6일까지 자사주 취득이나 펀드설정 계획건수는 84개사 1조542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분을 포함하면 2조∼3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국통신도 1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는 등 향후에도 상장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주 증시의 수급상황은 호전될 개연성이 크고 유동성도 증가하리라 본다. 지난 9일 하루동안의 고객 예탁금은 11조9681억원으로 전주말보다 1.7조원이 증가했는데 이같은 추세라면 사상 최고치인 지난해 9월 29일의 12조4582억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오는 16일과 17일에 있을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주주총회 결과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리라 본다. 그동안 증시주변에서 거론돼 온 자사주 매입과 액면분할, 외자유치 등이 그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두 종목은 특히 거래소의 대표성이나 시가총액 등 여러 측면에서 지수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핵심 테마주로의 매기는 이번주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줄어들고 있고 투신 등 기관은 현재로선 매수여력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들 외국인과 기관은 이번주에도 수익률 제고를 위해 일부 우량 중소형주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번주는 지수안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종목별 순환흐름을 감안한 시장접근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