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375) 벤처기업

최고의 버전<37>

『얘가 젖통은 없지만 앳된 것이 마치 풋사과 같은 느낌을 주어서 마음에 드는군.』

유 회장은 여급이 마음에 든다고 여러 번 반복해서 말했다.

『너 몇 살이냐? 혹시 미성년자는 아니니?』

새로 들어온 예쁜 아이라고 현 마담이 말했던 그녀의 정체를 알 수 없어 물었다. 그곳의 여자들은 대부분 스무 살을 갓 넘은 나이였는데, 이미 이십대 중반만 되어도 퇴계 취급을 당했다.

『걱정 말아요. 스물 한 살이에요.』

『그러니? 그럼 오늘 유 회장님 수청을 들어 줄 수 있겠구나?』

『영계가 아닌데도요?』

여기서 말하는 영계란 미성년자를 말하는 것이었다. 언제부터인지 아주 퇴폐적인 습성이 붙어서 소위 손님이라고 하는 남자들은 영계만을 찾는다고 하였다.

『이년은 영계가 틀림없어. 스물 한 살은 거짓말이야.』

유 회장의 말에 그녀는 펄쩍 뛰면서 부인했다.

『주민등록증 보여드릴까요? 정말 스물 한 살이라니까요.』

『그래 되었어. 우리가 뭐 네 주민등록증까지 보겠니.』

『그렇다면 뉴스 보러 가야지. 모시고 가서 마감뉴스 보고 와라.』

『좋아요. 까짓 거 뭐.』

여자는 이곳이 처음이라고 하지만 현 마담의 가게가 처음이지 술집 출입은 처음이 아닌 듯했다. 나는 현 마담에게 부탁을 해서 유 회장과 그 여자가 함께 나가게 했다. 룸살롱에서는 그들이 대놓고 거래하는 숙소도 있었다. 그 장소는 술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모텔들이었는데, 전화를 하면 빈 방을 준비한다. 유흥가의 생태를 유 회장이 모를 리 없었지만 그는 모른 척하고 그 질서에 따랐다. 그런데 그 일이 하나의 사건을 유발시켜 나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집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막 잠이 들려고 하는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시계를 보니 밤 3시가 조금 넘었다. 조금 전에 헤어진 유 회장의 목소리였다.

『최 사장, 나 지금 경찰서에 있는데…재수 더럽게 말이야.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걸렸지 뭐야.』

『무슨 일 때문인데요?』

여자와 함께 모텔로 간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일로 연행이 되었을까 싶어 반문했던 것이다. 그러자 유 회장이 화난 목소리로 뱉었다.

『무슨 일은 무슨 일이야. 여자와 잤다고 그러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