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영어시험 비상이 걸렸다.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는 처음으로 ETRI가 전직원 1600여명을 대상으로 영어시험시스템을 도입, 성적이 나쁜 직원들의 해외연구나 출장 등에 제동을 걸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ETRI가 이처럼 영어시험시스템 도입에 나선 것은 최근들어 인터넷-사이버 세계의 보편화와 국제화 등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려면 지속적인 영어학습이 필수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ETRI가 이번에 도입한 직원들의 영어목표 점수는 연구직의 경우 TOEIC 790점·TOEFL 550점, 일반 행정직은 TOEIC 850점, TOEFL 580점이며 TEPS는 연구·행정직 공히 2+급이다.
ETRI는 오는 6월말까지 개인의 시험성적을 인사팀에 등록토록 하고 국제공동연구 파견자 선발시 참조자료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직원들의 영어학습을 도와주기 위해 전문교육기관에서 영어과목을 수강해 목표점수에 도달하면 학습비를 60만원 범위내에서 보조하고 원내 영어강좌 개설, 원내 인터넷 방송시스템을 활용한 영어 방송프로그램 제공, 오는 5월부터 TOEIC·TOEFL·TEPS 단체 응시기회 부여, 각종 영어학습자료 대여계획 등을 마련해 이달 말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ETRI 관계자는 『직원들의 반발이 따를 수 있어 시험성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하지는 않을 방침』이라며 『그러나 원장 자신도 시험에 응시하는 등 모범을 보일 계획이기 때문에 영어시험시스템이 조기 정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