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PU 출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인텔과 AMD가 이번에는 칩세트 공급경쟁이라는 2라운드에 돌입한다. 다만 이번 칩세트 공급경쟁에서 AMD는 직접 전면에 나서지 않고 호환 칩세트를 개발한 대만의 비아테크놀로지를 통해 대리전을 펼치고 있다.
칩세트는 CPU는 물론 메모리, 캐시 등 PC 주기판상의 주변기기들을 한꺼번에 컨트롤하는 핵심부품이다. CPU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이에 적합한 칩세트가 없으면 의미가 없어 결국 CPU시장 경쟁은 칩세트 경쟁으로 귀결된다.
인텔은 「솔라노」라는 이름의 「i815」칩세트를 5월께 출시할 예정이다. 인텔은 애초 셀러론급의 저가 PC용 칩세트인 「i810」의 후속모델로 이 제품을 개발했으나 고성능 PC용 칩세트인 「i820(카미노)」 칩세트의 가격이 높고 SD램 지원시 속도지연 문제에 직면하자 그 대안으로 「i815」 칩세트를 적극 밀고 있는 것.
「i815」는 △프런트사이드버스(FSB) 133㎒의 △PC 메모리 규격 133 △그래픽데이터버스 규격인 AGP가 4배속 △하드디스크 울트라 DMA66을 지원한다.
인텔은 이 제품이 새로 출시한 1㎓ CPU에도 적합한 칩세트라며 제품출시 이후 본격적인 영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에 맞서 AMD는 최근 비아테크놀로지를 지원군으로 끌어들였다. 비아는 지난해 AMD의 애슬론 전용 칩세트인 「KX-133」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 그래픽칩 전문업체인 S-3과 합작해 그래픽기능을 강화한 「VT8605」 칩세트와 인텔과 AMD 두 회사의 CPU에 두루 호환되는 「694x」라는 칩세트를 새로이 출시했다.
인텔에 비해 칩세트 투자여력이 적은 AMD로서는 비아의 잇따른 칩세트 신제품 출시가 「가뭄의 단비」다. 칩세트 부재를 들어 자사의 1㎓ CPU 구입을 망설였던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비아측은 「VT8605」 칩세트의 경우 인텔의 「i815」와 동등한 수준의 지원체계를 갖췄으며 그래픽 코어는 오히려 인텔 제품보다 앞선다고 주장한다. 비아측은 또 이 칩의 샘플 공급이 가능하며 한국시장에 다음달 말께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텔과 AMD의 1㎓ CPU시장 경쟁은 결국 칩세트 경쟁에서 판가름나며 현재로서는 인텔이든 비아의 지원사격을 받는 AMD이든 누가 이길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