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스탠더드텔레콤 임영식 사장

우리나라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이동전화 상용화의 종주국으로서 관련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그러나 그 원천기술을 미국의 퀄컴사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매년 매출액의 6% 가량을 로열티로 내줘야 한다.

이와 달리 스탠더드텔레콤 임영식 사장(44)은 주춧돌부터 하나하나 다져가는 인물. 그래서인지 회사 모토가 「원천기술 확보」이고, 연구개발 투자액만도 매출액의 15%에 달한다.

스탠더드텔레콤은 지난 92년 수입에만 의존하던 무선호출기용 디코더 집적회로(IC)를 자체 개발해 국산 무선호출기 소형화를 선도했다. 최근에도 유럽형 디지털 이동전화(GSM)방식의 중앙처리장치(CPU)와 디지털신호처리(DSP), 통신제어회로를 내장한 원칩 솔루션인 「지니2」를 개발함으로써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임 사장의 의지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또한 임 사장은 지니2 개발 주체인 닉소테크놀로지(스탠더드텔레콤 미국 연구법인)의 지분 25%(15만주)를 현지 통신회사인 아이거테크놀로지에 주당 액면가(50센트)의 133배 가격(66.5달러)으로 매각, 총 1000만달러를 유치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동안 국내 법인 지분을 해외에 팔아 자본을 들여온 사례는 많았지만 해외지사 지분을 100배 이상의 프리미엄을 받고 처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 사장은 『지난 95년 설립해 아직까지 매출실적이 없는 닉소테크놀로지가 높은 프리미엄으로 자본을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유치자금을 차세대 통신기기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항공대학 통신공학과를 나와 대륭정밀과 삼성전자 통신연구소를 거쳐 지난 92년 2월 스탠더드텔레콤을 설립했다. 당시 「닉소」라는 무선호출기로 92년 19억원, 93년 120억원, 94년 280억원, 99년 805억원 등 매년 2배 이상의 고속 성장을 일궈냈다. 이후 임 사장은 주력품목을 무선호출기에서 이동전화단말기로 바꾸고 제2의 도약을 도모하고 있다.

스탠더드텔레콤은 지난해 매출 805억원에 44억원의 흑자를 올렸으며 올해 3배 이상 늘어난 매출 2500억원에 150억원의 순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