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게임사들 한국시장에 「군침」

『한국 게이머들을 VIP로 모셔라.』

최근 세계적인 게임제작사들은 세계적으도 급부상하고 있는 한국시장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며 현지화된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미국 최대의 게임제작사 일렉트로닉아츠(EA)의 자회사 가운데 하나인 EA스포츠는 다음달 하순 출시를 목표로 한국 프로축구리그를 소재로 삼은 PC게임 「K리그 스타즈 2001」를 개발중이다.

EA스포츠는 축구게임의 대명사 「피파축구」를 비롯, 농구게임 「NBA라이브」, 야구게임 「트리플플레이」 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스포츠 게임의 명가다.

EA는 이미 지난해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2003년까지 K리그 로고를 비롯, 각종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이 게임의 개발 작업에는 미국·영국·캐나다에서 활약하고 있는 EA스포츠의 개발진과 한국에서 선발된 인력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피파」시리즈에 사용된 게임엔진이 동원되고 있다. 또 축구해설가 신문선, 정지원 캐스터가 제작에 참여하며 하드록 보컬 그룹 「마루」가 음악을 담당한다.

이 게임을 유통할 EA코리아의 관계자는 『「K리그 스타즈」는 아예 한국 시장만을 겨냥, 철저히 현지화된 게임』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K리그가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낮다는 이유로 최신작 「피파2000」에서까지 K리그를 제외했던 EA가 한국 시장만을 겨냥한 게임 제작에 나선 배경은 크게 두가지다.

「피파축구」 판매량만으로 볼 때 한국이 EA의 5대 시장 가운데 하나로 부상, 이미 EA의 경영진이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확실히 인정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2002년 월드컵 주최국인 한국에서 일고 있는 축구 마케팅 붐을 염두에 둔 「K리그 스타즈」는 시장성뿐만 아니라 한국 게이머들에게 바짝 다가갈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EA는 「K리그 스타즈」 외에도 한국 고유의 건물을 삽입한 건설시뮬레이션 게임 「심시티 코리아」를 제작하는 등 현지화된 게임으로 한국 시장에서 올해 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스타크래프트 개발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역시 한국 시장에 대한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작년말까지 110만여 카피가 판매된 스타크래프트는 게임 대회가 꼬리를 물고 프로게임리그가 출범한데 힘입어 올 들어서도 월평균 3만∼4만카피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타크래프트가 올 연말까지 30만카피는 더 팔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이같은 사실에 고무되어 이달말까지 데이콤 「인터넷데이터센터」에 32대의 배틀넷 전용서버를 추가 배치, 2·4분기부터는 기존에 설치된 것까지 합쳐 총 40대의 서버를 한국 게이머들을 위해 가동하기로 했다.

블리자드가 한꺼번에 이처럼 많은 서버를 한국에 배치한 이유는 「스타크래프트」뿐만 아니라 「디아블로2」 등 신작 출시에 대비한 준비 작업으로 파악되고 있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2」 게임 자체에 한국 게이머를 위해 특별히 배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델타포스」 「아머드피스트3」 등을 개발한 미국의 노바로직 역시 한국 파트너인 동서게임채널에 올 상반기중 멀티플레이를 지원하기 위한 「노바 월드」 서버를 배치, 한국 시장에서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막강한 개발력을 자랑하는 외국 게임회사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마케팅 공세는 소비자들에겐 혜택이 되겠지만 국내 개발회사들에는 갈수록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