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빌딩 보안문제 심각

사이버빌딩의 보안문제가 심각하다. 왼쪽은 강남의 한 사이버 오피스텔에서 확인한 입주자 컴퓨터의 모든 정보가 한 입주자 화면에 떠오른 모습(왼쪽)과 방화벽 제품을 이용해 보안문제를 해결한 후의 화면(오른쪽, 해당 오피스텔의 피해가 갈 수 있어 이름이 나오는 부분은 덧칠했음).

「지금 누군가 당신의 사무실을 엿보고 있다.」

개인과 기업의 정보보호가 중요한 사회·경제적 이슈로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최근 소규모 개인사업자(소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사이버오피스텔이나 사이버아파트 등 근거리통신망(LAN)을 이용하는 집단건물의 정보보호(보안) 문제가 심각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19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건물전체에 LAN을 깔아 사용하고 있는 사이버오피스텔이나 사이버아파트의 경우 LAN에 물려 있는 모든 입주자의 컴퓨터 정보가 공유돼 보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문제가 벤처업체들이 입주한 벤처빌딩에서도 발생할 경우 개발정보 유출문제가 발생해 피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강남의 한 사이버 오피스텔을 찾아 시험한 결과 오피스텔 분양자 인적사항과 보유차량 등 관리사무실 컴퓨터에 들어 있는 모든 오피스텔 입주자 정보와 관리사무소 예산, 집행내용은 물론 다른 입주자 컴퓨터에 저장된 정보들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 컴퓨터에 저장된 정보에 접근하는 것도 컴퓨터 제어판에서 네트워크 환경을 선택해 LAN에 연결된 입주자 컴퓨터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간단한 과정이어서 누구든지 남의 컴퓨터 정보를 자신의 컴퓨터에 들어 있는 것처럼 자유롭게 들여다볼 수 있게 돼 있다.

이 때문에 해커 등 악의를 가진 사람이 원하는 정보를 빼내 불순한 의도로 악용하거나 다른 사람의 컴퓨터 시스템을 파괴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이버오피스텔에 입주한 한 개인사업자는 이같은 문제에 대해 『처음에는 재미삼아 남의 정보를 엿보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도 내 컴퓨터 정보를 엿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나서는 기분이 상했다』며 『관리사무실에 말해도 달리 방법이 없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밝혔다.

보안업계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윈도에 기본 설정된 넷뷰를 삭제하는 등의 방법이 있지만 일반인이 그 작업을 하기 어렵다』며 『최근 나오는 저가의 소호, 개인을 위한 방화벽 제품을 사용하는 등 보안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세관기자 sko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