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중심으로 영어로만 돼있는 현재의 도메인네임 체계를 각국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자국어 도메인네임 체계로 바꾸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한글도메인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신문과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이재웅)이 공동으로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1만1502명의 응답자 중 찬성이 83%로 반대 17%의 5배 가까이에 달해 한글도메인을 사용하는 데 찬성하는 사람이 반대하는 사람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관련기사 9면
찬성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터넷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도메인네임을 알기 쉬운 한글로 표기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특히 도메인네임을 영어로만 표기하는 현재의 방식은 국가마다, 인종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반대하는 사람들은 한글도메인을 사용할 경우 서로 다른 언어 사용으로 인해 글로벌화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국내 산업계의 국제경쟁력 제고에 저해된다는 점을 우려했다.
또한 한글도메인을 사용하게 되면 인터넷통신의 부하증가로 속도저하는 물론 비용증대가 초래되고, 특히 기업체들의 경우 한글도메인 등록에 따른 부담과 도메인 선점으로 인한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메인 관련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여론에 비추어 보더라도 영어에 익숙지 않은 계층의 인터넷 사용확대와 자국 문화 보호, 그리고 이를 통한 정보평등사회 실현을 위해서는 자국어 도메인을 적극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국어 도메인시스템 ngDNS를 개발한 IBI 이판정 사장은 『한글도메인 사용여부를 놓고 일고 있는 논란은 마치 지난 90년대 유니코드 표준화때 한글코드를 어떻게 표준화하느냐를 두고 논쟁을 벌인 것과 흡사하다』고 전제, 『결국 유니코드에 반영된 한글코드가 모든 한글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결론난 것처럼 한글도메인 사용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지적했다.
유니코드 및 한글코드 표준화 당시에도 「컴퓨터 시스템의 비용절감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는 한글사용수를 제한하자는 주장」과 「비용부담과 효율성 저하를 감수하더라도 언어와 문화의 독창성과 고유성을 지키기 위해 모든 한글을 유니코드에 담아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이와 관련, 국내 도메인 등록과 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인터넷정보센터 송관호 사무총장은 『인터넷도 인류의 이기인 만큼 비용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서라도 사용자에게 가장 편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바람직하다』며 『자국어 도메인 사용 움직임은 국내뿐 아니라 한자문화권내 아시아 각국의 공통된 입장인 만큼 이의 표준화작업을 통해 도입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