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례

시장점유율 확대 차원에서 유무선 통신사업자 중심으로 진행된 M&A는 지난해부터 MS, AOL, 야후, 아마존 등 거대 인터넷 사업자로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다.

인터넷 컨설팅 회사인 뉴미디어리소스에 따르면 99년 상반기 미국 인터넷 업체의 M&A 규모는 총 169건에 거래금액만 334억 달러에 달했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거래건수로는 3배, 거래금액으로는 22배, 평균인수가액은 무려 7.4배나 증가한 것이다. 야후나 앳홈과 같은 인터넷 기업 주가가 폭등하면서 타기업 인수가 용이해진데다 바이어컴, NBC, CBS 등 전통적인 미디어사들이 경쟁적으로 인터넷 사업에 진출하면서 M&A 협상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의 매머드급인 「AOL과 타임워너 합병」이 2000년 벽두를 장식했듯 글로벌 인터넷 사업이 활성화됨에 따라 인터넷 중심의 M&A는 어떤 형태로든 21세기의 화두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아마존-컨버전스=미국 최대의 온라인 사업자인 아마존은 99년 8월 무선 인터넷쇼핑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컨버전스사를 2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아마존이 「아마존.컴 애니웨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선 인터넷 접속기술을 보유한 컨버전스 인수가 결정적인 계기가 된 셈이다.

이전에 인터넷상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zSTORE」 사업을 통해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진출해 있던 아마존은 컨버전스 인수를 통해 유무선 온라인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은 물론 지속적인 사업확장의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아마존은 컨버전스와의 합병 이후 하락을 면치 못하던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때 100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30까지 떨어졌던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EV/Sales)는 컨버전스 인수를 통해 실적호전의 기대감으로 40배를 넘어섰다.

◇라이코스-USA네트웍스=인터넷 검색 업체인 라이코스는 지난해 2월 미국 케이블TV 사업자인 USA네트웍스를 합병했다. 합병은 USA네트웍스 1주당 라이코스 2.25주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사명은 「USA/라이코스 인터랙티브 네트웍스」로 정해졌다.

라이코스의 합병은 당시 주변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야후-지오시티스, 익사이트-앳홈, 인포식-월트디즈니 등 검색업체들이 잇따라 케이블TV 사업자 또는 미디어 업체와 인수 및 제휴관계를 체결함에 따라 독자적인 인터넷 사업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USA와 공동노선을 걷기로 결정한 것이다.

합병사는 20여개가 넘는 인터넷 사이트를 보유하게 됐으며 시가총액 180억∼220억 달러, 연간 매출액이 15억 달러에 이르게 됐다. USA네트웍스 합병을 계기로 라이코스의 EV/Sales도 무려 100배를 넘어섰다. 인터넷 콘텐츠 업체의 인수합병 및 제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상승을 부추긴 것이다.

◇야후-지오시티스=검색엔진의 대명사격인 야후는 지난 99년 1월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 업체인 지오시티스를 인수했다. 이는 지오시티스가 보유하고 있던 1000만명 이상의 온라인 사용자들을 흡수, 독자적인 브랜드 아래 본격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건설하려는 전략의 일환에서였다.

당시 인수규모는 총 45억6000만 달러. 지오시티스의 실제 시가총액인 35억6000만 달러를 주식교환 방식으로 제공하고 프리미엄으로 10억 달러를 더한 것이다. 이 인수를 통해 야후는 지오시티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야후의 여러 포털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함께 이들 가입자를 대상으로 전자상거래 사업에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