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과학화제>우주 일기예보

우주 상태를 표시해 주는 공식적인 등급이 만들어져 화제다.

물론 우주에는 지구에서의 지진·허리케인·태풍처럼 인간생활에 영향을 주는 자연현상은 없으나 전력시스템의 마비를 불러일으키거나 비행기를 타고 있는 승객에게 흉부 X선 촬영의 100배에 해당하는 방사선 피폭을 일으킬 수도 있다.

미국 해양 및 대기위원회(NOAA)는 오는 4월 태양의 11년 주기활동이 최고조에 이르는 것과 때를 같이해 이른바 우주일기예보를 내놓았다. NOAA는 우주 폭풍의 종류에 따라 자기폭풍과 방사선폭풍을 각각 5등급으로 나눠 예보할 수 있도록 했다.

지구의 자기장으로 밀려오는 자기폭풍은 태양의 흑점활동이 왕성할 때 자기장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G5(11년에 4회) △G4(11년에 100회) △G3(11년에 200회) △G2(11년에 600회) △G1(11년에 1700회) 등 5단계로 구분, 이 중 가장 강한 G5 규모에서는 전력시스템이 마비되거나 변압기에 손상을 줄 수도 있으며, 인공위성의 경우 며칠동안 작동하지 못하고 적도지방에서는 오로라를 볼 수 있을 정도의 규모다. 또 이보다 발생횟수가 50배 높은 G3(11년에 200회)규모에서도 알람 오작동이나 무선 항법신호 등이 방해받을 수 있다.

또 하나는 태양에서 지구로 몰려드는 고에너지 입자의 물결인 방사선폭풍 역시 △S5(1년에 1회 이하) △S4(11년에 3회) △S3(11년에 10회) △S2(11년에 25회) △S1(11년에 50회)로 구분했다. 가장 심한 S5 규모는 항공기의 승객과 승무원에게 그리고 우주에서 근무하는 우주인에게 위험을 가할 정도지만 오존층이 감싸고 있는 지구 표면에는 대기권의 보호로 큰 영향은 없다.

이같은 자기폭풍이나 방사선폭풍은 각종 무선장애를 유발하게 되는데 역시 △R5(11년에 1회 이하) △R4(11년에 8회) △R3(11년에 175회) △R2(11년에 350회) △R1(11년에 2000회) 등 5단계로 나누었다. 최악의 규모인 R5에는 태양을 마주보는 지구쪽에서 고주파 무선이 몇 시간동안 완전히 두절될 수도 있으며 일반적으로 자주 겪는 R2등급은 선원 및 비행사들의 무전연락을 길게는 수십분 이상 두절시킬 수 있는 규모다.

NOAA의 우주환경센터장인 어네스트 힐드너 박사는 『태양의 내부 자기장은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는데 태양이 플라즈마를 분출할 때 그것은 지구의 자기장을 치게 된다』고 말하고 『영하의 날씨권에 있다가 더운 기압권으로 들어갈 때 화씨 100도(섭씨 38도)의 온도 변화를 겪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주의 폭풍이 몰아치면 우주 입자의 유입은 1만배 정도 뛰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