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사업자들이 가입자수를 부풀리기 위해 가개통 물량을 크게 늘리고 불량 가입자에 대한 직권해지를 미루면서 불량 가입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이동전화사업자와 유통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LG텔레콤·한솔엠닷컴을 비롯한 5개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상반기 시장이 IMT2000 사업자 선정을 겨냥한 가입자수 확대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일선 대리점에 실구매자가 아닌 다른 사람 명의로 임시 개통하는 가개통을 독려하고 있다.
또 불량 가입자로 파악된 가입자에 대한 직권해지도 전혀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문에 이동전화시장에서는 명의변경을 통한 판매가 전체 판매물량의 60∼70%에 육박하고 있으며 일부 대리점은 가개통한 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가입비까지 면제해주면서 단말기를 공짜로 뿌리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부 대리점은 가개통 물량을 몇개월씩 판매하지 못한 채 발생하는 요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 서비스사업자들이 이들 요금부담을 대납해주는 편법까지 나오고 있다.
이동전화사업자 관계자들은 지난달 LG텔레콤·한솔엠닷컴·신세기통신 등 5개 사업자가 시장에 내놓은 가개통 물량이 80만∼9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번달에는 그 규모가 한층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각 사업자들이 최대 3만∼4만명 정도의 불량 가입자를 직권해지하지 않은 채 안고 가고 있는 점으로, 이들 불량 가입자의 연체요금 등은 사업자와 대리점 부담으로 돌아가 결국 고객의 요금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동전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이동전화사업자들이 밝히고 있는 가입자수에는 가개통된 물량과 직권해지가 불가피한 가입자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며 『보조금 동결을 앞두고 수요가 크게 몰렸던 지난해 3월 이전 가입자의 30∼40% 정도가 거품이었던 것처럼 최근 사업자들이 발표하고 있는 가입자수에도 당시와 비슷한 거품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