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애너하임 엔젤스의 신인투수 브라이언 쿠퍼(25)는 요즘 자신에게 쏟아지는 e메일에 답하느라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4년간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끝내고 메이저리그 선수의 자격으로 엔젤스의 스프링캠프에 처음 참가하게 된 쿠퍼는 지난달 구단측으로부터 특별한 제의를 받았다. 스프링캠프의 생활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해 구단 홈페이지(http://www.angelsbaseball.com)에 게재하라는 것.
쿠퍼는 즐거운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흔쾌히 승낙, 자신의 하루 일과와 느낀 점들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그가 쓴 일기에는 신인으로서 갖는 긴장감과 다소 상기된 감정 등이 잘 나타나 있다.
쿠퍼의 인터넷 일기는 예상외로 좋은 반응을 얻어 일기가 게재된 후부터 엔젤스 홈페이지 클릭수는 평소보다 3000회 이상 늘어났고 쿠퍼에겐 팬들의 e메일이 폭주했다.
쿠퍼는 『처음에는 내가 쓴 일기를 가족말고 또 누가 읽을까 걱정했다』며 『하지만 요즘은 팬들이 보내준 e메일을 읽는 것이 취미생활이 됐다』며 좋아하고 있다.
구단측도 지금까지 홍보차원에서 해왔던 어느 작업보다 더 효과가 크다며 인터넷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쿠퍼는 『인터넷 일기를 읽고 내게 일어난 일들을 알아버린 가족들이 전화를 잘 하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