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벤처사업가인 스티브 김(전 자일랜 사장, 한국명 김윤종)이 알카텔 자금을 받아 주도적으로 결성중인 미국의 다국적 벤처펀드 알카텔펀드(라이징타이거펀드)에 국내 벤처캐피털업체들이 대거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3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알카텔(6000만달러)과 스티브 김(1000만달러), 대만 전자회사(1000만달러) 등이 1억2000만달러 규모로 조성한 알카텔펀드(1호) 자산운용업체인 알카텔벤처스가 이달 말까지 펀드규모를 일부 증액하면서 한국 벤처캐피털업체들에 참여 기회를 주기로 하고 이를 추진중이다.
스티브 김이 현재 매니징 파트너로 있는 알카텔벤처스는 이에 따라 올초 한국의 벤처투자를 위해 설립한 자산운용업체 US터치(대표 양정규)를 통해 펀드에 참여할 한국 벤처캐피털 모집에 들어갔으며, 최근 동원창투·아주기술투자·제우창투·e캐피탈 등 10여개 업체와 막바지 접촉중이다.
이와 관련 양정규 US터치 사장은 『알카텔펀드에 참여하는 출자 한도는 제한이 없으며 다만 최저 출자금이 100만달러 이상』이라고 설명하고 『알카텔측이 이달안에 추가 출자부분을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어서 늦어도 다음주안에는 한국 벤처캐피털의 출자규모와 참여업체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벤처캐피털업체들은 한국계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나 한국종합기술금융(KTB)·한국기술투자(KTIC)·LG창투·한국IT벤처 등 일부 선발 벤처캐피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경험부족과 현지 네트워크가 약해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알카텔펀드 참여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미국의 벤처펀드와 달리 알카텔펀드는 스티브 김이 주도하는 한국계 펀드라는 점에서 앞으로 △펀드조성 방법 및 투자·심사기법 습득 △최신기술 및 정보 취득 △한국내 투자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 전개 등 여러면에서 국내 벤처캐피털업체들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벤처캐피털업체 관계자들은 『현재 해외투자에 적극 나서고 싶어도 자본금 대비 30% 이상 해외투자가 금지돼 있어 자본금 규모가 적은 업체들은 한두군데 정도밖에 투자할 수 없어 포트폴리오 구성 자체가 어렵다』며 『간접 투자가 비용부담이 적으면서도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알카텔펀드는 지난 1월부터 벤처투자에 들어가 현재 정보통신(IT)·반도체·인터넷을 중심으로 10여개 업체에 2000만달러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