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단말기는 음성은 물론 동영상 데이터까지 실시간으로 주고받기 때문에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고도의 디스플레이를 요구한다. 현행 휴대폰용 디스플레이인 STN LCD를 IMT2000 단말기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IMT2000용으로 각광받는 디스플레이는 저온 폴리 TFT LCD와 유기EL 등이다.
저온 폴리 TFT LCD는 동영상을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으며 사용자 편의성을 증대시킨다. 또 기존의 아모퍼스 TFT LCD와 달리 구동IC를 유리기판에 실장할 수 있으며 소비 전력도 적다. 채산성 문제로 2인치의 TFT LCD를 만들 수 없었던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최근 앞다퉈 저온 폴리 제품 개발과 상용화를 서두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2인치 저온 폴리 TFT LCD를 개발, 올 하반기 양산할 예정이며 소니·도요타합작사(STLCD), 산요, 세이코엡슨 등도 하반기에 상용화할 예정이다.
LG필립스LCD는 당장 노트북 시장에 주력하면서 IMT2000용 저온폴리 TFT LCD의 상용화 시기를 늦추고 있으나 2∼3년 뒤에는 가세할 전망이다.
저온 폴리 TFT LCD는 다만 고도의 기술을 요구해 상용화하기 힘들며 생산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디스플레이업체들이 그 대안으로 개발중인 제품이 유기EL. 스스로 발광하는 유기물질을 이용한 디스플레이로 휘도가 높은데다 시야각도 넓고 얇게 만들 수 있어 IMT2000용으로 적합하다.
유기EL을 만드는 회사 가운데 파이어니어·산요·필립스·모토로라·도시바·TDK 등이 시제품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SDI·LG전자·오리온전기 등이 제품을 개발중이며 삼성전자·LG필립스LCD 등도 IMT2000 시장을 겨냥해 제품 개발팀을 운영하고 있다.
유기EL의 단점은 실외에서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햇빛이 비칠 때 브라운관이 잘 보이지 않듯이 야외에서 유기EL의 화면은 흐려진다. IMT2000용으로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또 수분에 취약해 수명이 길지 않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유기EL과 저온 폴리 TFT LCD의 장점만을 모은 디스플레이 개발을 모색하고 있다.
아직 제품 개발을 기획하는 단계여서 상용화 가능성을 점치기 힘들지만 이론적으로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들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개발 수준을 고려할 때 IMT2000 단말기 시장 초기에는 저온 폴리 TFT LCD가, 몇 년 뒤에는 유기EL 또는 유기EL과 저온 폴리 TFT LCD 결합 제품이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이들 제품에 비해 저렴한 컬러 STN LCD를 IMT2000 단말기에 쓰는 방법도 있으나 성능의 한계로 과도기적 제품으로만 구실할 것으로 보인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