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스코시스템스가 나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로 등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네트워크장비 업체들의 주가가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국내 네트워크장비 업체들은 장비 제조에 주력하고 있는 시스코와 장비유통이나 네트워크통합(NI)에 치중하고 있어 섣부른 동조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7일 증권시장에선 시스코 시가총액 1위 등극 소식에 힘입어 네트워크장비 업체인 한아시스템, KDC정보통신, 인터링크, 코리아링크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인성정보, 콤텍시스템, 테라 등도 상한가에 육박할 정도로 주가가 상승했다.
그러나 이들 업체의 주가 상승은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네트워크장비주들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시스코와 국내 업체간 비즈니스 모델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시스코의 경우 지난해 자사 장비판매와 서비스만으로 매출 122억 달러, 순이익 13억5000만 달러를 기록한 반면 국내 업체들은 한아시스템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유통과 NI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증시전문가들도 국내 네트워크장비 업체들이 더이상 증시 동조화 수혜를 입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신영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대부분 국내 네트워크장비 업체들은 자체 기술이 부족해 시스코 등 미국의 대형 네트워크장비사들의 국내 디스트리뷰터 정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자체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부가가치가 낮은 소형장비 생산에 머무르고 있다』며 『오히려 국내 네트워트장비 업체들은 실적이나 성장성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노 연구원은 『다만 한아시스템 등 국산장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업체들은 중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굿모닝증권 김동준 연구원은 『호재에 목말라 있는 코스닥시장에서 시스코의 나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등극 소식은 비즈니스 모델의 연관성과는 별도로 관련 업체의 주가상승을 부채질했다』며 『하지만 국내 네트워크장비 업체들이 자체 장비개발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 증시 동조화 수혜는 더이상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네트워크장비 업체 중 국산장비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한아시스템, 콤텍시스템, 인터링크, KDC정보통신 등에 관심을 기울여볼 필요가 있지만 아직까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장비를 개발 사례는 거의 전무한 상태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