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종합지원센터 김동현 소장
21세기를 맞아 우리는 지식 정보산업으로 대표되는 제2의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섰다. 자본·자원·노동력이 부의 원천인 시대로부터 정보·지식·창의력이 부의 원천이자 사회의 원동력인 시대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 구조도 제조업으로부터 지식 정보산업 위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게임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는 지식정보 산업 중에서도 가장 부가가치가 높으면서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인터넷 콘텐츠 업체들의 수익 모델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가 부각됨에 따라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21세기 문화 산업의 리더로 게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벤처기업은 물론 대기업들의 자본과 기술이 게임 분야로 몰려들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 정책도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기술·자본 그리고 정부의 지원 등 산업 발전을 위한 3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는 이상 국내 게임 산업의 미래는 밝지만 지식정보산업으로서 게임산업이 제대로 발전하려면 「제 4의 요소」가 필요하다. 다름아닌 게임 개발의 주역을 담당하는 인력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영화와 마찬가지로 문화 상품의 속성을 갖고 있는 게임은 전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메이저 배급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게임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독창적인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이를 게임으로 구현할 수 있는 개발 인력의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의 게임 개발 인력은 그 수나 수준에 있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져 있다.
게임종합지원센터가 최근 국내 게임제작회사 62곳을 대상으로 「게임전문인력 수급현황 및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게임 업계는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게임 업체의 평균 종사자 수는 21명이며 10명 미만도 21.7%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게임 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고품질의 대작게임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할 때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다. 특히 직능별 평균 개발자 수를 보면 기획·프로듀서가 2.18명, 그래픽 디자이너 5.16명, 프로그래머 4.74명, 시나리오 작가 0.63명, 사운드 크리에이터 0.53명으로 기획·프로듀서와 시나리오 작가 등 게임의 성패를 좌우 할 수 있는 고급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개발자들의 81.7%가 보수교육을 받고 있지 않아 국산게임이 질적인 향상을 하는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게임 개발업체들의 대부분이 게임개발 인력을 별도로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직능 분야로는 기획·프로듀서 분야의 인력 양성이 가장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국내 게임 인력 문제는 시장 기능에만 맡겨 놓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특히 게임 산업의 비중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산업체와의 연계를 통해 게임 개발 인력을 체계적으로 교육시킬 수 있는 교육기관의 설립이 시급하다 할 것이다. 특히 이 게임 교육기관에서는 단순한 게임 제작의 기술을 가르치는 데에서 벗어나 게임 개발 및 제작과 관련된 모든 영역을 체계적으로 다룰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갖춰야 할 것이다. 게임 교육의 내용을 초·중·고급 등으로 수준별로 구분하고 일반 대학이나 대학원과 연계성을 갖을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도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배경하에 본 게임지원종합센터는 게임아카데미를 9월에 개원, 국내 환경에 적합한 게임 교육의 모델을 제시할 생각이다. 척박한 황무지에 뿌려지는 씨앗과도 같은 게임아카데미에 많은 관심과 편달을 부탁한다.
아울러 국내 대학과 대학교는 물론 기업 부설 연구소들에서 게임 관련 학과와 교육 과정의 설치가 늘어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