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없는 전화기가 신기술로 통하던 80년대 초 어도비시스템스(http://www.adobe.com)를 설립한 후 그래픽 소프트웨어의 명가로 키운 주역이 31일 「명예로운」 은퇴식을 갖는다. 화제의 주인공은 척 게시크 사장(60).
게시크가 은퇴하는 모습은 여느 사람의 그것과는 큰 차이가 난다. 특히 스톡옵션을 행사해 이익을 챙길 때까지 신생기업에서 머물다가 미련 없이 그만두는 30대들의 은퇴와는 그 차원을 달리한다.
사실 어도비도 외환 위기가 아시아 지역 국가들을 휩쓸던 2년 전만 해도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게시크는 『당시 전체 종업원의 10%에 해당하는 250여 명의 직원을 해고한 것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고 말한다.
상황은 이제 180도 바뀌었다. 회사 매출액이 지난해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어선 데다 올해는 인터넷 출판 붐을 타고 사진 및 그래픽 편집 소프트웨어의 대명사인 어도비 포토숍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게시크는 『회사를 안정적인 궤도에 올려놓고 은퇴하게 된 것이 무엇보다 행복하다』며 『은퇴한 후 세 명의 손자와 골프게임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새너제이 머큐리 뉴스(http://www.sjmercury.com)는 최근 어도비시스템스를 세계적인 그래픽 소프트웨어 회사로 발전시킨 그의 공로를 자세히 소개하면서 『실리콘밸리 하이테크 산업의 개척자(Valley Tech Pioneer)』라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는 정통 과학자 출신으로 성공한 벤처 경영인의 한 사람으로 미국 사람들의 가슴속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