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업 6대 평가 기준 제시

인터넷기업 투자 붐 이후 산재한 인터넷 기업에 대한 옥석고르기(?)가 한창이다. 그러나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인터넷 기업에 대해 옥석을 구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마땅한 기준도 없고 사례도 없다. 따라서 기업경영자나 투자자 모두 인터넷기업 평가에 대한 모듈을 만들기 위해 부산하다. 분명한 것은 속도와 투명경영으로 대별되는 인터넷기업은 기존 산업과는 다른 새로운 경영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터넷기업 전문 컨설팅 업체인 인터네티즈(대표 박윤기)가 최근 인터넷사업 6대 평가기준을 내놓았다. 이 기준은 기업 평가의 수단인 반면 기업으로서는 경영의 중점사항으로 인터넷 사업의 한쪽 길을 제시해 주고 있다. 6대 평가기준은 크게 법·제도에의 부합성, IT기술의 진보성, 관리의 진보성, 사업의 고객지향성, 자본의 건전성, 수익모델의 명확성 등으로 나뉜다.

× 관련 법·제도에의 부합성

사업은 법이나 제도의 테두리에서 난관에 봉착하기도 하고 힘을 받기도 한다. 사업환경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 기본이 되고 중요하기 때문에 현행 법·제도나 새로 나올 내용을 예측해 사업영향도 평가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국세청이 올해 중반부터 전자 납세 신고제를 실시하게 되면 기존의 회계 관리 체계 및 시스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동안 이 분야의 비즈니스를 벌이던 ASP사업자나 소프트웨어 패키지 업체, 시스템통합 업체 등은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특허제도도 활용해 사업 아이디어를 보호하고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차단하는 전략으로 활용해야 한다.

× IT기술의 진보성

인터넷 사업의 특성상 기술측면에서 유연성과 확장성은 중요한 요소다. 자체 기능수행만 가능한 비구조적 방식의 정보시스템은 빠른 환경 변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기업에 과도한 비용을 지속적으로 부담시킬 소지가 높다. 따라서 정보시스템을 객체분산형으로 가져가는 것이 사업효율을 높이는 한 방편이다. 스피드를 강조하는 인터넷 사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객체분산형 정보시스템은 중요한 평가요소로 작용한다.

× 관리의 진보성

단순하게 안정적 임금, 보너스를 보상으로 받는 기존의 통념이 이제는 주식을 통한 보상으로 바뀌고 있다. 산업시대에 고착된 인사 정책이나 조직구조 등은 새 시대에 맞게 재편되어야 한다. 종업원과의 이익 공유, 수평적 조직체계, 개성 있는 기업문화 등 진보적인 관리체계가 기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이끌어가는 CEO의 경영능력과 건전한 사고방식 또한 중요하다.

× 사업의 고객지향성

산업시대를 거치면서 이제 시장은 공급과잉 상태에 접어들었다. 또 인터넷은 구매자를 집단화시켜 이전과는 다른 구매력을 안겨주었다. 가격을 구매자가 결정하는 역경매는 이러한 추세를 검증하는 증거인 동시에 이를 이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제품·서비스 기획이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기업은 「무엇을 만들 수 있나」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서 제품·서비스 기획이 출발해야 한다.

× 자본의 건전성

중소기업의 자본조달 방식이 자기자본이나 대출의 형태에서 사업 계획서로 창업자금부터 유치할 수 있는 직접금융시대가 도래했다. 사업을 진행해 나가면서도 추가 투자유치나 제3시장, 코스닥, 거래소시장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모을 수 있다. 자본의 건전성이란 기업의 초기 설립부터 사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들어오는 자금의 성격이 건전한 투자 목적용이냐 아니면 투기 자본이냐 하는 것을 보자는 것이다. 좋은 수익모델이 있어도 투기적 자금이 현금유동성을 왜곡시킨다든지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불순물」이 끼어 있으면 경영 방해 요인이 되어 기업 성장에 발목을 잡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수익 모델의 명확성

기존의 인터넷 업체들 공통의 고민사항이다. 수확체증의 법칙에 따라 일단 회원만 확보하면 수익은 어떻게든 낼 수 있다는 기존 방식은 이제 위험한 발상이 됐다. 고객이 꼭 돈을 지불하게 만드는 장치가 명확하지 않으면 비즈니스 모델은 화려한 아이디어에 불과하다.

인터네티즈 박윤기 사장은 『사업 초기에만 사업성을 보는 것은 평가에 한계가 있어 지속적으로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기준으로 끌어냈다』며 『인터넷 사업 가치평가 작업은 창업 이전부터 성장 과정, 사업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에 맞춰 「진화적」으로 지속돼야 만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