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OTIS엘리베이터의 장병우 사장(53)은 늘 점퍼 차림이다. 사무실에서는 물론이고 외부 손님이 찾아와도 항상 회색의 점퍼를 입고 맞이한다.
우리나라 최고학부를 졸업하고 지난 73년 럭키에 입사한 이래 초고속 승진의 신화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엘리트의식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을 푸근하게 해 주는 인상이다. 마치 예전부터 잘 알고 지낸 사이처럼….
장 사장은 럭키에서 시작해 LG전자·LG상사를 거치는 동안 「해외통」으로 활약했다. 입사 면접시 『수출을 하겠다』고 주저없이 밝힐 정도로 해외시장에 관심이 컸던 그는 3개월만에 무역업무를 독파하고 나중에는 「협상의 달인」이라는 호칭을 받았다.
LG산전 해외영업그룹 부사장 시절에는 96, 97년 당시 황무지와 다름없던 중남미·중동·중앙아시아 등지를 개척, 이 지역 시장점유율을 10%대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오티스측에서 장 사장의 이같은 능력을 높이 사 합작사의 경영을 맡겼다.
-2000년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LG·OTIS는 세계 최대의 승강기업체인 미국 오티스와 국내 최대 업체인 LG산전이 결합한 업체입니다. 출발부터 세계 수준에 근접해 있는 셈이지요. 이런 만큼 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오는 2003년까지는 세계 주택시장 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올해는 이를 위한 원년이 될 것입니다.
-준비중인 계획이 있다면.
▲우선 제품을 들 수 있습니다. 지난 2년간 4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한 분산제어 엘리베이터(제품명 시그마)와 전원주택, 장애인 및 노령층을 겨냥한 홈엘리베이터(제품명 뜨라네)를 상반기중 시판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차세대 엘리베이터(모델명 GEN2)를 출시하는 등 새로운 엘리베이터 문화를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e비즈니스도 전개할 예정이라는데.
▲LG·OTIS가 준비중인 e비즈니스는 한마디로 인터넷을 통해 승강기를 판매하거나 유지·보수하고 관련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첨단 시스템입니다. 여기서 나아가 인터넷을 통해 고객들의 요구를 수렴해 제품에 반영하는 단계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e비즈니스의 지향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LG·OTIS의 e비즈니스의 요체는 결국 고객입니다. LG·OTIS는 이미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세계 수준의 업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LG·OTIS의 뒤에는 항상 고객이 있습니다. 따라서 e비즈니스는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하고 제품설계에까지 반영코자 하는 LG·OTIS의 노력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평소 강조하는 경영방침은.
▲국내 보수시장에 대한 서비스 개선이 있어야 합니다. FM(Full Maintenance)방식이 자리잡은 선진국과 달리 국내 보수시장 상황은 열악하기 그지없습니다. 보수서비스는 제품 개발 못지 않게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경우 이 부문이 매우 뒤떨어져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내 승강기 이용자들은 이용불편은 물론 안전성마저 위협받는 지경에 도달할 가능성마저 안고 있습니다. LG·OTIS는 e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승강기의 상태를 비롯한 점검 내용들을 실시간으로 제공, 안전성과 편리성을 동시에 도모해 나갈 것입니다.
끝으로 묻는 경영철학에 대해 장 사장은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입니까』고 되물으며 『사장도, 임원도 아닌 고객과 접점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가 기술자건, 세일즈맨이건, 보수부서원이건 관계없이 가장 중요한 사람입니다. 고객과 마주하는 순간이 진실의 순간이며 그 사람에 의해 회사가 고객으로부터 평가받게 됩니다』고 힘주어 말한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