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공학은 제5의 기술로 기초과학과 공학이 결합된 학문이다. 과학기술의 시스템화가 급진전되고 있는 21세기 과학기술의 패러다임에 가장 적합한 분야다.』
화학자로 생체공학 개념이 막 싹트기 시작한 지난 62년 생체공학의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듀언 F 브룰리 박사(66·미국 메릴랜드대 볼티모어분교 생명공학과 교수)는 기초과학이나 20세기를 대변혁시킨 전자공학 등과는 달리 살아있는 생물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으로 기초과학자들과 엔니지어가 협력해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룰리 박사는 따라서 기초과학자들이 기초분야 연구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생물공정(바이오프로세스 엔지니어링), 생체의료공학(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 등에 대한 연구에도 나서는 등 의식전환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80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생체공학을 응용해 인간 혈액의 항응고제인 「프로틴C」를 개발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브룰리 박사는 현재 형질전환 돼지를 이용해 프로틴C를 개발중이다.
프로틴C는 100㎍당 250달러에 이를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은 고가제품으로 없어서 못팔 정도다.
브룰리 박사는 『생체공학산업은 대형 연구 프로젝트로 초기 단계부터 기초과학자와 법률전문가, 기업대표 등이 모여 사업타당성을 검토하고 의사나 컴퓨터전문가 등을 포함한 전문 엔지니어를 참여시켜 사업화할 때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인간유전체(게놈)의 코드 파악으로 막 시작 단계에 있는 생체공학산업이 50년 후엔 세계산업의 대혁명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생체공학을 사업화하기 위한 연구관리 프로그램으로 미국 위테커재단의 지원으로 TQM이라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통해 인력양성부터 사업화에 이르기까지 완벽하게 지원하고 있다.
브룰리 박사는 『생체공학 분야 육성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고집스런 기초과학자들과 전문엔지니어들을 코디네이션하고 연구비를 지원하는 일이며 절대 앞장서 나서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한국이 많은 연구인력을 갖고 있는 바이오옵티컬·광이미징 분야 등 시장특성에 맞는 독특한 기술을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볼티모어(메릴랜드주)=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