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디지털경영>삼성그룹

삼성그룹의 인터넷 사업전략은 각 계열사의 사업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철저하게 개별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은 특히 「인터넷시장을 선점하라」는 이건희 회장의 특명에 따라 오래전부터 인터넷을 미래 전략사업으로 선정, 계열사별로 사업구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개별적인 사업추진으로 인해 놓치기 쉬운 중복투자문제를 바로잡고 그룹 차원의 인터넷산업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올초 인터넷사업 전담 태스크포스를 조직,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활성화, 인터넷 무역시스템 구축, 인터넷용 전자부품 개발 등이 그 대표적 사례다.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인터넷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기업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종합쇼핑몰 삼성몰(http://www.samsungmall.co.kr)을 통해 B2C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데 이어 B2B분야로도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의료·철강·화학 등 버티컬시장의 인터넷 비즈니스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인터넷 지주회사를 선언하고 유망기업에 대한 투자사업에도 비중을 확대했다.

삼성물산은 최근 인터넷 및 의료분야의 3개 벤처기업에 25억원을 투자하는 등 인터넷 벤처기업 투자를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벤처투자조직인 골든게이트팀은 3차원 영상채팅 관련 인터넷기업인 오즈인터미디어, 동영상 만화 및 전자카드, 게임 등을 제공하는 인터넷기업 엔웍스에 각각 10억원씩 투자했다. 또 의료소모품을 제조하는 의료분야 벤처기업인 아미티에에도 5억원을 내놨다.

삼성물산 골든게이트팀은 이로써 지난해 8월 본격 가동 이후 인터넷 및 정보통신 6개사, 생명공학 및 정밀화학분야 2개사, 의료분야 1개사 등 모두 9개 회사에 7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물산은 버티컬시장을 겨냥한 전자상거래 서비스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국내외 30개 업체를 모아 화학전문 인터넷 상거래업체인 「켐크로스닷컴」을 주도하고 있으며 비자인터내셔널과 함께 「비자캐쉬코리아」를 설립해 전자화폐 시장에 진출한다. 삼성물산은 최근 「2000년 전략회의」에서 인터넷 신규사업별로 분사를 가속화하고 오는 2005년까지 100여개의 자회사를 운영하는 지주회사로 변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별도의 분사지원팀을 신설하고 자본조달·인력지원·법무·재무관리 등 회사설립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원스톱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또 「케어캠프닷컴(http://www.carecamp.com)」을 통해 이달부터 병원과 약국을 연계한 의료건강사업·병원통합구매사업 등을 벌일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올해를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원년」으로 정하고 인터넷 매출 1조원과 수출 200억달러 등 올해 34조4000억원의 매출과 2800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린다는 목표다.

최근 2200억원의 벤처투자자금을 조성한 삼성중공업은 디지털 환경하에서의 중공업 업체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선·해운 종합 포털사이트, 주문형 주택과 연계한 정보화 아파트, 선박유지보수시스템 등을 인터넷 서비스사업으로 선정하고 사업추진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삼성종합화학·삼성석유화학·삼성정밀화학 등도 「e케미칼2000」 계획을 수립하고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과 고객 원료공급사, 협력업체 등과의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특히 정보전략팀 산하에 유관부서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운영하면서 장기적으로 모든 석유화학제품을 인터넷상에서 구매·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삼성화재는 최근 자동차 포털사이트인 아이컴즈콤(http://www.icomes.com)과 인터넷업무와 관련한 포괄적 제휴를 체결하고 인터넷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화재는 이 사이트를 통해 자동차 보험, 사이버 여행자 보험, 사이버 골프보험, 네티즌 안심보험 등 다양한 보험상품을 홍보 및 판매하며 자동차와 관련한 인터넷 콘텐츠 및 부가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보험가입 희망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이밖에 삼성증권은 이미 사이버 트레이딩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삼성캐피탈도 인터넷을 통한 학자금 대출서비스 제공과 함께 5월중 사이버 대출만을 처리하는 전문 금융사이트를 개설할 예정이다. 또 제일기획은 애드게이터컴·에이메일·웹패턴테크놀로지 등 인터넷업체 등과 제휴, 인터넷 통합 마케팅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에버랜드는 이미 「게임 에버랜드」를 발표하면서 국내 온라인게임 장악을 통한 세계시장 진출을 추진중이다.

또한 에스원은 보안과 정보서비스를 동시 제공, 고객이 홈쇼핑·정보검색·홈뱅킹·건강진단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인터넷 생활공간 창조에 최종 목표를 두고 있다.

IT분야 계열사로는 삼성SDS가 인터넷의 활성화와 함께 주목받기 시작한 보안·물류 등 인터넷에 필요한 각종 솔루션 개발 및 컨설팅사업까지 전반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SDS는 기업간 구매와 판매·물류 등 전자상거래를 지원하는 토털솔루션 시장에 참여키로 했다.

지난 3월에는 유니텔이 삼성SDS에서 분리독립해 종합 인터넷서비스 기업으로 새로 출범했다. 유니텔은 인터넷통신 유니텔온라인과 기업 대상의 비즈니스 인터넷, 커뮤니티 포털서비스 웨피닷컴(http://www.weppy.com), 전자상거래, 인터넷 쇼핑몰 유니플라자(http://www.uniplaza.co.kr) 등을 기본축으로 삼성그룹의 인터넷사업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전자분야에서는 삼성전자(http://www.sec.co.kr)도 국내 800여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인터넷을 통한 공개입찰 부품구매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인터넷 공개입찰이 가능한 글로넷 웹사이트(http://glonet.samsung.co.kr)를 올 상반기중 국내 모든 협력업체에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은 올초부터 일부 사업부에 인터넷 공개입찰제를 시범 적용하고 있으며 상반기중으로 규격이 표준화돼 있는 공용부품을 중심으로 전 사업부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글로넷 시스템은 본사와 협력업체간의 인터넷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별로 별도의 ID를 부여했으며 전용선 없이 인터넷이 가능한 PC환경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900여 국외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글로넷」시스템을 적용해 연간 93억달러 규모의 거래를 해오고 있으며 본사뿐만 아니라 전세계 7개 구매법인과 16개 생산법인에 적용해 연간 1500억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뒀다.

삼성SDI 역시 전자상거래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이 회사는 디지털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최근 대규모의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미래전략부문을 대폭 강화했다. 이를 통해 MBF(Millennium Business Frontier)팀과 e비즈니스팀을 신설하고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팀을 별도 조직으로 구성했다.

MBF팀은 기존 사업의 틀을 깨고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e비즈니스팀은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관련 신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또한 차세대 디스플레이사업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본부를 통합 R&D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유기EL팀·FED팀 등으로 재구성했다.

반면 삼성전기는 기본적으로 B2B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1월부터 국내 협력업체를 상대로 구매용 전자상거래를 실시한 삼성전기는 이달에는 해외 협력업체로 확대하고 8월부터는 국내와 해외를 통합한 구매 포털사이트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