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시장 고부가 제품 위주로 재편

국내 냉장고 시장이 김치냉장고와 양문여닫이형 냉장고 등 고부가 제품 위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냉장고 시장은 전년대비 35% 성장한 총 175만대 규모였으나 올해는 이보다 23% 이상 늘어난 총 215만대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품목별로는 일반냉장고가 지난해와 비슷한 100만대의 규모를 유지하고 양문여닫이형 냉장고의 경우 지난해보다 10만대 정도 늘어난 24만∼25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김치냉장고는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 총 90만대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예상이 적중할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량면에서 전체 냉장고 시장의 42%를 점유하는 데 그쳤던 이들 고부가 제품 비중이 올해는 53% 이상으로 크게 높아지게 된다.

김치냉장고와 양문여닫이형 냉장고 등을 합한 고부가 제품이 올해를 기점으로 일반냉장고 판매량을 추월하는 것이다.

더구나 양문여닫이형 냉장고의 경우 대당 가격이 일반냉장고에 비해 2∼3배나 높고 김치냉장고도 대당 평균 10만원 정도가 비싸 금액면에서는 이들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65∼7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내 냉장고 시장이 고부가 제품 위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은 빠른 경기회복으로 소비자들이 고급제품을 선호하는 등 소비심리가 IMF 이전수준으로 되돌아온 데다 김치냉장고가 주부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폭발적인 수요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치냉장고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한국형 주방가전 제품으로 자리를 굳히면서 지난해 전년대비 무려 2.5배 정도가 늘어난 총 60만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데 이어 올들어서도 꾸준한 수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양문여닫이형 냉장고도 올 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570L와 580L급 등 소형 제품을 출시하면서 대중화 속도가 한층 빨라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일반냉장고 판매량의 경우 지난해 수준만 유지하고 이들 고부가 제품은 각각 지난해대비 2배가 많은 20만대와 40만대로 늘린다는 내용의 판매목표를 설정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올해를 기점으로 양문여닫이형 냉장고와 김치냉장고의 매출비중을 모두 일반냉장고보다 높임으로써 주력제품을 이들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LG전자도 올들어 양문여닫이형 냉장고 제품군을 대폭 확대 강화한 데 이어 김치냉장고 신제품도 출시하는 등 이들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만도공조는 올해 지난해보다 50% 많은 45만대의 김치냉장고를 판매한다는 목표 아래 최근 김치업체와 공동마케팅을 전개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광고판촉에 나서는 등 연초부터 다양한 판촉활동을 벌여나가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