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법인, 상장기업들보다 성장성·수익성 앞서

코스닥 등록법인들이 성장성과 수익성에서 거래소 상장법인들을 크게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굴뚝산업으로 상징되는 전통적인 상장법인들이 아직은 매출·자산규모 등 외형에서 훨씬 앞서지만 벤처업종 중심의 코스닥 등록법인들이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12월결산 상장법인 533개와 코스닥 등록법인 344개의 지난해 결산실적을 최종 집계한 결과 상장법인 매출액 증가율이 98년대비 6.5% 늘어난 474조4504억원, 등록법인의 경우 16% 증가한 27조377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상장법인들은 또 경상이익 12조7099억원, 당기순익 8조7883억원으로 흑자전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등록법인들은 경상이익과 당기순익이 각각 8542억원, 826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빠른 실적성장 속도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등록법인들의 매출·경상이익·당기순익 등 외형은 상장법인들의 10분의 1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 자산규모에서도 1000억원 미만인 기업수는 상장법인이 전체의 28.1%인 150개사에 머문 반면 등록법인은 전체의 84.6%인 291개사에 달했다.

그러나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에서는 등록법인들이 상장법인들을 크게 앞지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매출액 증가율은 16%로 상장법인의 배이상에 달했으며 자기자본 증가율도 무려 117%로 상장법인 68.4%의 두배에 육박했다. 특히 등록법인 매출액 증가율 상위업체 중 상당수가 정보통신·인터넷 업종이어서 첨단 정보기술(IT) 관련 종목들의 성장성이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재무구조 측면에서도 등록법인들은 평균 140.6%로 상장기업 평균인 147.8%보다 낮아 코스닥 활황이 기업들의 자금조달 및 재무구조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위에서는 상위 20개사 가운데 등록법인 12개, 상장법인 8개가 각각 포함됐다. ROE는 순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투입자본 대비 이익실현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와 함께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도 상위 20개사 중 코스닥 등록법인이 14개나 포함된 반면 상장법인은 6개사에 그쳤다. 한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유가증권 평가익이 많이 발생함으로써 매출액보다 경상이익이 높은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