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하이테크주를 중심으로 증시 위축세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주가 움직임이 기업실적에 비례하는 특징적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나스닥시장에서는 활황 당시 적자 인터넷기업의 주가상승률이 흑자 회사보다 높았으나 최근 위축장세에서 적자기업의 주가하락률이 오히려 더 큰 「주가역차별」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대우증권은 미국 증시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시장활황기와 최근 하락기의 전자상거래(EC) 종목 주가동향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은 특징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또 이 현상은 최근 국내 인터넷 종목들의 주가 움직임에도 그대로 반영돼 나스닥시장과 유사한 형태를 띠는 것으로 파악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주가상승기에는 기업의 적자·흑자 폭과 주가의 상관관계가 적었으며 업종별로도 소프트웨어(SW) 업종이 하드웨어(HW) 업종보다 상승폭이 컸다. 반면 최근 하락기에서는 적자기업과 SW종목의 주가하락률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증권 이종우 애널리스트는 『최근 인터넷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줄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투자형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업종에 초점을 두는 등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인터넷기업의 주가폭락 움직임도 나스닥시장과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4일 이후 인터넷 시스템업종과 기업대 소비자간 전자상거래(B2C EC) 업종이 최고치대비 40% 이상씩 하락한 반면 기업간(B2B) EC 솔루션 및 장비업종은 20% 정도에 불과한 내림폭을 보이고 있다. 확산속도는 더디지만 시장규모 및 수혜정도가 큰 B2B업종과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장비업종이 부각되는 추세인 것이다.
이종우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인터넷주 가운데 사업비중과 매출실적, 이익실현 규모 등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하는 경향이 심화될 것』이라며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되 B2B업종 및 기반솔루션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