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풍상호신용금고의 성도이엔지 공매도 후 결제불이행사태가 위축된 주식시장에 또다시 파문을 던지면서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6일 코스닥시장에서는 성도이엔지가 장중 무기한 거래정지 결정을 받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공매도란 주식이나 채권을 갖고 있지 않은 기관투자가들이 주식매매체결일과 자금결제일 사이의 시차를 이용해 매도주문을 낸 뒤 3일 이내에 되사서 갚는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방법이다. 공매도는 지금처럼 주가하락기에는 이익실현에 주효한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주가가 예상 밖으로 치솟을 경우 특히 위험하다. 우풍상호신용금고도 지난달 29일 성도이엔지 주식 30만주를 공매도한 뒤 최종 결제일인 지난 4일까지 13만주를 입고하지 못해 사고를 낸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도 이번 공매도 파문의 진상조사에 착수하는 등 이날 뒤늦게 사태진화에 나섰다. 감독원은 성도이엔지 대주주들이 물량을 내놓지 않을 경우 공매도 결제책임이 있는 대우증권과 성도이엔지 매수자들간 대규모 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결제불이행 사태를 서둘러 해소하도록 증권업협회·대우증권·우풍상호신용금고 등에 지시했다. 코스닥증권시장에서도 이날 오후 대책모임을 갖고 『공매도 결제책임이 있는 대우증권의 매도 후 미결제는 증권거래법 및 협회중개시장운영규정에 명백한 위반』이라며 강경한 대응태세를 보였다.
영문도 모른 채 이번 사태를 접한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은 기관에만 허용된 공매도 관행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장중 갑작스런 매매거래정지로 선의의 피해자가 다수 출현할 수밖에 없어 항의는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 팍스넷·씽크풀 등 인터넷 증권정보사이트에도 최근 며칠새 공매도 관행에 대한 비난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토론자는 『가뜩이나 불리한 입장에 처한 개인투자자들에게 공매도는 기관에만 허용된 일종의 특혜』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감독당국의 제도개선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새롬기술·대현테크·신화직물 등 여타 종목들에도 이번 공매도사태와 유사한 위험이 감지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당분간 증권가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편 성도이엔지는 올 초 코스닥에 신규 등록된 반도체 클린룸설비 전문업체며 지난해 영업이익률 3만6405%로 등록기업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