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분야 남북경협을 촉진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이 열렸다.
박재규 통일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 중앙청사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중 대통령이 6월 12일부터 14일까지 평양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남북이 IT분야는 물론이고 경제공동체를 건설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특히 전자산업분야의 경우 남북간 보완적인 산업구조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인적 및 물자교류의 확대가 기대되며 중소·벤처기업 협력 및 대북 투자의 활성화를 위한 물꼬가 트이고 자원의 공동개발 및 활용 등 실질적인 협력이 진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그동안 민간 차원에서 소규모로 이뤄진 TV와 전자부품의 임가공사업이 북한의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투자보장협정 등 제반 교역여건이 조성되면 중장기적으로 자본과 기술이 결합되는 실질적인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핵심은 남북간 경제협력 활성화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산업자원부는 통신 및 전력인프라가 부족한 북한이 이들 분야의 경협을 바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 가시적인 효과를 북한주민에게 보여주기 위해 TV 등 생활가전의 보급과 임가공사업의 확대 등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보통신부는 전세계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정보화 관련부문의 남북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우리의 잘 갖춰진 통신인프라를 탐내는 북한이 낙후된 전화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국산 디지털교환기와 단말기분야의 상호 협력도 제안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북한의 식량증산과 관련된 기술협력사업을 벌여온 과학기술부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산업분야의 공동개발 추진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교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반 교역여건이 마련돼야 하며, 그간 미비했던 투자보장협정과 이중과세방지협정의 틀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종합상사 등 그간 대북사업에 상당한 공을 기울였던 국내 대기업들은 일단 사회간접자본(SOC)분야의 투자가 이뤄지면 이에 따른 물자·인력 반출을 통해 부수적인 교역이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이 과정에서 값싼 노동력과 비교우위 품목의 교역을 통한 새로운 차원의 남북협력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 박재인 상무는 『산업인프라가 취약한 북한이 정상회담을 북한정보화 구축의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이는 등 「전자특수」가 기대된다』며 『특히 통신인프라 구축과 컴퓨터 보급, TV 등 생활가전, 노동집약적 위탁생산분야가 단기적으로 가장 큰 수혜분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중국과 베트남을 제치고 북한이 해외진출의 전진기지로 가장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