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업체가 기업경영 혁신의 일환으로 기업이미지통합(CI) 작업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가운데 CI라는 경영기법을 실천에 옮김으로써 성공한 기업의 사례는 적지 않다.
CI 작업을 진행한 기업에 대해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기업의 심벌마크나 로고가 단지 시각적인 측면에서 뛰어나다는 것만이 아니라 기업의 매출 향상과 주식의 가치가 크게 오르는 것으로 이어졌느냐는 점이다.
실제로 CI 성공기업으로 뽑히는 업체는 한결같이 고유한 이미지를 만들고 이를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려고 노력함으로써 사업의 침체나 심지어 파산의 위기에서 벗어나 해당 분야에서 수위기업으로 올라섰다.
이들 성공기업이 만들어낸 CI는 기업의 정체성을 이미지를 통해 알리는 하나의 심벌로서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뚫고 들어가는 효과를 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개별 브랜드에 대한 시각적 통일화를 위한 브랜드이미지통합(BI) 작업도 함께 진행했다.
아울러 CI 작업이 성공적인 가를 따지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지난 후에야 가능하다. 그래야 CI가 사업실적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해당기업의 주가에 영향을 끼쳤는 가를 판가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CI가 기업에 이미지 크리에이터들의 파워를 알려준 사례는 적지 않다.
세계 최고의 컴퓨터업체로 꼽히는 IBM은 대표적인 CI 성공사례로 입에 오르내리는 업체.
IBM은 지난 50년대까지만 해도 사무기기 제조회사에 불과했다. 회사 이름도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머신스 코퍼레이션(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 Corporation)」으로 외우기조차 힘들었다.
IBM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지난 62년 예일대 폴 랜드 교수가 디자인한 첨단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멋진 줄무늬 글자의 CI를 채택하면서부터. IBM은 이 CI 하나로 고급 이미지를 지구촌 고객의 머릿속에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일본의 오디오 업체인 켄우드도 CI 덕을 톡톡히 본 업체로 꼽히고 있다.
켄우드는 회사가 파산 직전에 몰렸을 때 마지막 자구책으로 CI 전략을 써 회생한 경우. 켄우드는 영문 「KENWOOD」를 쓰면서 W자 가운데에 역삼각형을 넣은 것을 회사 심벌마크로 쓰는 등 대대적인 이미지통일 작업을 추진했다.
「KENWOOD」 심벌마크는 젊은이들이 이 마크가 멋있다며 자동차에 달고 다닐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힘입어 켄우드는 파산을 모면하고 다시 한 시대를 풍미하게 됐다. 지금도 「KENWOOD」라는 심벌마크는 주위에서 각종 장식용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낯익은 것이 됐다.
아울러 인텔이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라는 제품의 로고를 창조해 소비자에게 강력한 신뢰감을 심어주는 데 성공한 것이나, 필립모리스가 「빨간」 담뱃갑과 서부 카우보이 광고로 남성 담배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세계 1위 담배업체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넓은 범주에서 CI의 힘으로 볼 수 있다.
국내 PC통신업계에서도 나우누리는 후발업체임에도 불구하고 「나우깨비」 덕분에 업계 선발주자인 천리안·하이텔을 맹추격할 수 있었다. 한국통신프리텔·에버랜드·웅진그룹·풀무원 등도 최근 CI를 통해 기업이미지개선에 성공한 경우로 볼 수 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