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개최 발표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북한에서 만든 TV 등 전자제품을 국내에 반입, 판매하고 내달 평양에서 전자제품 전시회를 여는 등 대북사업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11일 관계당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말께부터 북한 평양 「대동강텔레비전공장」에서 TV를, 「10월5일 자동화기구공장」에서 전화기를 본격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또 북한 인력이 기술연수중인 중국내 삼성전자 공장에서 생산되는 카세트도 내달 중순께부터는 북한 10월5일 자동화기구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지난달 위탁가공생산 설비를 북한에 보냈으며 이미 북한에서 시험생산에 들어가 테스트까지 마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북한에서 만든 시제품을 점검한 결과 품질이 매우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일부 시제품은 이미 국내에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내달부터는 북한산 TV와 카세트를 국내에 들여와 시판할 수 있을 것으로 삼성전자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북한에서 연간 TV 2만대, 카세트 12만대, 전화기 24만대를 각각 만들어 이를 전량 국내로 들여와 「삼성」 브랜드로 판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올해 하반기중 스피커와 모니터 등 2개 품목의 추가 진출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특히 내달 말 평양에서 대규모 종합전자제품 전시회를 개최, 컬러TV·냉장고·컴퓨터·휴대폰 등 자사 첨단제품을 북한 소비자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 현재 통일부 등 관계당국과 전시회 개최문제를 협의중인데 개최시기와 방법에 별 이견이 없어 조만간 정부 승인이 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북한에서 공식적인 자사제품 전시회를 갖게 될 경우 분단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다.
올해 북한 대동강텔레비전공장에서 20인치 TV 1만5000대를 생산할 예정인 LG전자도 첫 생산분 2000대를 이번 주말께 인천항으로 들여오고 내달에도 2차분을 들여올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 96년부터 자사 TV부품을 북한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북한산 TV를 만들어오고 있다. 첫해인 96년 1만5000대, 97년 1만5000대, 98년 2만대, 99년 1만5000대 등 지금까지 총 6만5000대 가량을 생산했고 이 제품들은 구미공장에서 품질검사를 거쳐 일반 대리점에서 판매중이다.
LG전자는 현재 임가공 형태로 진행중인 사업을 합영공장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 성사로 북한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어 북한산 TV도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