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터넷 현황과 대책

지난 98년까지만 해도 지구상에서 인터넷이 통용되지 않는 나라는 북한과 라오스뿐이었다. 폐쇄적인 정치체제에서 알 수 있는 개방화된 인터넷은 주민통제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체제유지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이유다. 일부 인터넷이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군사용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미 국방성 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가장 많이 서핑하는 나라도 북한이다. 그만큼 북한은 인터넷의 확산을 두려워하고 있다. 정보를 퍼갈 줄만 알았지 공개하는데는 인색하다.

따라서 북한의 인터넷 인프라 분야는 매우 취약하다. 소프트웨어에 비해 훨씬 낙후되었다. 그렇다고 북한 정부가 정보통신 분야 투자나 선진화 노력을 전혀 안하는 것은 아니다. 또 북한의 컴퓨터 전문가들이 인터넷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는 것도 아니다. 북한도 정보통신의 기본이 되는 전화망을 현대화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북한의 인터넷 인프라 현황

최근 북한은 「빛섬유 까벨」이라고 광섬유 케이블 구축에 열을 쏟고 있다. 96년에는 평양시의 전화분국들과 평성시, 동해안과 서해안을 연결하는 700여㎞를 연결하는 전화망에 광섬유 케이블을 깔았다. 또 북한의 서북부 여러 구간들에서도 광섬유 케이블에 의한 자동전화망이 이른 시일내에 개통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통신 현대화 작업도 북한 인민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국가 차원의 체제 유지에 활용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김정일은 『체신의 현대화는 곧 통신, 방송설비와 운영수단의 현대화』라면서 『사회주의 체신은 당의 노선과 정책을 제때 알려주고 그 관철을 위한 당과 국가의 통일적인 지도를 보장하며 인민 대중의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생활에 이바지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의 정보통신이 체제유지를 위해 존재하는 만큼 남한과 비교해 볼 때 규모나 시설면에서 경쟁이 되지는 못한다. 인터넷의 경우에서는 더욱 두드러진다. 북한의 컴퓨터 과학자나 전문가들은 인터넷에 대해 중요성과 실용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범 국민적으로 확산되기에는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불과 몇개 안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한 것도 대외홍보용인 것을 보면 더욱 확실하다. 「조선중앙통신」의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dpr-kcna.co.jp)를 보면 외국에 보내는 조선중앙통신의 기사나 북한의 노동신문기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또 조선신보(http://www.korea-np.co.jp)나 구국전선(http://www.alles.or.jp/∼kuguk)등도 대외선전용일 뿐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장으로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인터넷 활성화 대책

이같은 북한의 인터넷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경제협력의 우선은 인프라 구축에 모아진다. 북한의 인터넷 인프라는 일부 제한적이다. 그것도 군사용에만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와 같은 인터넷 비즈니스는 상상도 못할 지경이다. 따라서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에서부터 회선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지원이 따라야 한다.

물론 무상지원은 아니다. 북한이 자주 활용하는 외자유치의 경우 개발사업권과 함께 평균 30년의 운영권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인프라 구축과 함께 운영권을 받고 B2B, B2G 차원의 전자상거래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대두된다.

이와 함께 「KP」로 주어진 인터넷 도메인 네임에 대한 보급활동도 필요하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의 송관호 사무총장은 『양국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는대로 한국인터넷정보센터의 도메인등록기술을 이전할 계획도 있다』며 『현재 북한의 인터넷 상황으로 보아 단독 법인 형태의 도메인등록 기관 설립은 불가능하고 김일성대학이나 김책공대에서 등록을 받는 형태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북한의 인터넷은 네티즌 중심이 아니라 연구소나 학교 등 교육기관 중심으로 확산돼야 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빠른 시일내에 국내와 같은 인터넷 붐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장기적인 비즈니스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