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생활 엔터테인먼트> 해외 합작 애니메이션 제작 활기

『한국 애니메이션의 깃발을 전세계에.』

만화영화산업의 거대 장벽 「디즈니」를 넘기 위한 국내 애니메이션업체들의 반격이 거세다.

좁은시장에서 우리들끼리(?) 보고 마는 만화영화가 아니라 전세계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양질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애니메이션업체들이 해외 유수 애니메이션 전문업체들과의 공동 제작에 나선 것. 최근 국내 업체들 사이에서 붐처럼 번져 나가고 있는 외국 업체들과의 합작 제작은 기획에서부터 캐릭터 설정, 메인 공정, 자금 조달 및 배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를 이루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로서는 상대적으로 어두운 해외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고 마케팅 및 배급망 구축 등이 쉽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와 모색이란 평을 받고 있다.

중소 애니메이션기획·제작사 투니파크(대표 임석휴)는 최근 미국 애니메이션 전문업체 하이프레이즈사(대표 리처드 김)와 향후 10년간 9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공동 제작하기로 했다. 양사는 특히 투자규모와 해외 배급, 판권 소유, 수익분배에 이르기까지의 전과정을 대등한 입장에서 진행하기로 해 업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사가 첫 작품으로 기획한 작품은 디지털 만화영화 「The King」. 오는 12월 19일 전세계 동시 개봉을 목표로 진행중인 이 작품은 이미 시나리오 작업 및 캐릭터 작업이 끝났다. 본작업도 절반 가까이 진행된 상태다. 단순히 주문자나 하청업체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이들은 제작 총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마케팅 담당자 등을 모두 양사에서 차출했다.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한·일 공동 제작 TV시리즈물인 「런딤(Run=Dim)」이다. 디지털드림스튜디오(대표 이정근)와 일본 아이디어팩토리(대표 오타 고이치)가 공동 제작, 오는 10월 일본 도쿄TV를 통해 방영할 예정인 이 작품은 총 13부작. 모든 장면이 3차원 디지털 기술로 처리될 예정이어서 한국만화영화의 기술력 향상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이들은 이미 한국기술투자·국민기술금융·미쓰비시은행 등 양국의 금융기관에서 각각의 자금확보에 나서 현재 4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확보한 상태다. 또 일본 반다이사와 도쿄TV가 마케팅을 담당키로 해 해외 배급을 통한 성공 가능성을 엿보게 하고 있다.

투니파크의 변상민 전무는 『애니메이션은 한국시장만 겨냥해서는 절대 수익성을 맞을 수 없고 좋은 작품을 만들 수조차 없다』며 『자금조성과 기술 이전, 배급망 구축 등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라도 해외 업체들과의 합작 투자 또는 공동 제작을 통해 해외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