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IT업체 해외자금 유치 비상

최근 코스닥 증시의 폭락 여파로 코스닥 등록 정보기술(IT)업체들이 해외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한 외자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이달 들어 첨단기술주에 대한 거품론이 전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면서 IT업체들의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 주식전환을 통한 평가차익을 노리고 해외CB를 매입하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외CB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본으로 신규사업 진출이나 사업확대를 계획했던 IT업체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또 코스닥 증시가 장기 침체로 이어질 경우 해외CB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들이 해외자금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신규투자 등에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코스닥등록 IT업체 중 코리아링크·시스컴·옌트 등이 이달 들어 증시불안으로 인해 해외CB 발행을 연기하거나 외국인 투자가들의 자금유입이 중단돼 적지 않은 차질을 빚고 있다.

네트워크장비 유통업체인 코리아링크(대표 박형철)는 이달중에 5000만달러 규모의 해외CB를 발행해 신규사업인 대칭형 디지털가입자회선(SDSL)사업을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10만원에 육박하던 주가가 이달 들어 6만원선까지 밀리자 해외CB 발행계획을 다음달로 연기했다. 단기간에 주가가 급격히 하락해 해외CB 발행을 통한 해외자금 유치가 어려워진데다 회사측에 불리하게 계약조건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아 돌연 계획을 유보한 것이다.

통신단말기 제조업체인 시스컴(대표 이상훈)은 생산설비 확장을 위해 지난 10일 2000만∼3000만달러 규모의 해외CB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달 들어 코스닥 증시가 불안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CB매입이 소극적이어서 연기된 상태다. 시스컴 신희원 부장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6만원대를 웃돌던 주가가 이달 들어 3만원대로 밀려 해외CB 발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해 해외CB 발행이 오히려 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자동화설비 생산업체인 옌트(대표 정영록)도 지난 7일 시설투자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캐나다와 영국에서 700만달러 규모의 해외CB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경영부실로 코스닥증권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이 나돌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이 주춤, CB발행이 연기됐으며 사업추진 계획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굿모닝증권 김동준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첨단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어 코스닥등록 IT업체들의 해외CB 발행이 난항을 겪고 있다』며 『단기간에 코스닥 증시가 회복되지 못한다면 IT업체들의 주식전환을 통한 해외자금 유치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주식전환을 통한 해외자금 유치가 지연됨에 따라 증권시장에선 해당업체의 주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