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업계 직원 호주머니 두툼해진다.

올해 시스템통합(SI) 업계 종사자들의 호주머니가 기대 이상으로 두툼해질 전망이다.

주요 SI업체 대부분이 대폭적인 임금 인상과 우리사주나 벤처 공동투자 같은 각종 인센티브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현재 SI업계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거리중 하나인 대량 인력유출을 막아보자는 것이 주요 배경이다.

지난주 연봉계약을 마무리한 삼성SDS(대표 김홍기)의 경우 직원 평균 급여수준이 25% 이상씩 올랐다. 이 회사 박주원 상무는 『사업부에는 지난해의 2배 수준에 가까운 연봉을 받게 되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SDS는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회사 주식 56만주를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종업원 1인당 평균 100주씩을 받을 수 있는 수량으로 현재의 시장가치로 환산하면 5000만원 정도에 달해 직원들의 실질임금 상승폭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SDS의 부장급 한 관계자는 『개발이나 영업이 아닌 지원부서의 10년차 과장급 정도만 돼도 5000만원을 훨씬 넘는 연봉을 받게 됐으며 따라서 최소한 월급 때문에 회사를 떠나는 사람은 이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연봉인상 계획을 발표하는 현대정보기술(대표 표삼수)도 아직 최종 확정된 내용은 아니지만 직원들의 실질 임금수령액이 평균 25% 이상씩은 오를 전망이다. 또한 현재 과장급 이상에만 적용하던 연봉제가 올해부터는 전체 사원 대상으로 확대된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 연말 두 차례에 걸쳐 지급한 우리 사주를 코스닥 등록에 맞춰 한번더 나눠줄 계획이다.

최근 연봉 협상을 마무리한 쌍용정보통신(대표 염정태)은 올해 평균 임금수준을 25% 가량 상향 조정했으며 우수 사원들에 대한 실질적인 인센티브 부여 방안도 현재 마련중이다.

포스데이타(대표 김광호)도 올해 코스닥 등록을 준비하며 최근 직원들에게 실질 가치기준으로 우리사주를 나눠줬다. 또한 직원 연봉도 5∼25% 상향 조정하고 2차 우리사주 지급도 계획하고 있다.

LGEDS시스템(대표 오해진)은 10∼15%의 연봉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올해부터는 사업팀별 업무성과에 따라 400% 가량의 특별상여금을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한다. 특히 이 회사는 오는 2005년까지 사내벤처·사외벤처·분사업체·협력사 등 총 300여개 업체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개별 임직원들에게도 함께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LGEDS는 주식상장 문제에서만큼은 미국 EDS사와의 합작관계 때문에 고민이 많다. 현재 이 회사는 미국 EDS측과 합작 재계약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올해로 예정됐던 주식상장 계획도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LGEDS 한 관계자는 『다른 경쟁 SI업체가 우리사주를 지급했다는 이야기만 들어도 이제는 화가 날 정도로 주식상장 계획이 벌써 몇년째 답보상태』라고 토로했다.

대형 SI업체들의 이러한 임금인상과 파격적인 인센티브 부여 움직임은 중견 또는 전문 SI업체들의 연봉 책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전반적인 국내 SI산업 종사자들의 임금 수준은 상당 수준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SI업계 관계자들은 『SI분야 평균 임금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지만 가뜩이나 임금 비중이 높은 업체들로서는 다소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라며 『따라서 이제부터는 매출 위주의 외형성장이 아닌 고부가가치 중심의 사업전개가 더욱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