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로 예정된 인텔의 첫번째 64비트 프로세서인 「아이타늄」 출시를 목전에 두고 중대형컴퓨터 업체들이 차세대 서버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IA-64 전략을 발표하면서 중대형 서버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한국HP와 한국IBM을 축으로 한 중대형서버 업체들은 인텔의 64비트 프로세서인 아이타늄이 출시되면 기존 RISC 프로세서 기반 서버시장 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IA-64 기반 서버와 운용체계(OS)를 속속 발표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인텔이 IA-32 프로세서로 PC와 PC서버 시장을 단숨에 석권한 여세를 감안해볼 때 이미 수많은 서버업체와 독립소프트웨어업체(ISV)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얻고 있는 IA-64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버가 중대형서버 시장을 석권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IA-64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버는 기존 각사의 독자적인 유닉스는 물론 NT와 리눅스 등 모든 OS를 별도의 포팅작업 없이 채택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은 하나의 IA-64 서버에서 유닉스·NT·리눅스 기반의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는 등 여러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HP가 유닉스 업체중 가장 먼저 아이타늄을 탑재한 「심바」라는 4웨이 유닉스 기종을 8월에 출시할 것이 유력하기 때문에 시장선점 경쟁에서 경쟁업체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HP는 특히 IA-64 아키텍처를 인텔과 HP가 공동으로 개발한만큼 각종 애플리케이션이 HP의 64비트 전용 OS인 HP-UX를 탑재한 IA-64서버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보여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제치고 유닉스 시장 점유율 1위를 탈환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국IBM(대표 신재철)도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이타늄 출시를 앞두고 IBM이 SCO·인텔·시퀀트 등과 공동으로 추진해온 64비트 유닉스 OS인 「몬트레이 유닉스 프로젝트」가 ISV, OS 개발업체, OEM업체, 고객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IBM측은 몬트레이는 부서단위 서버에서 대형 데이터센터 서버에 이르는 전 서버기종에서 널리 사용할 수 있도록 IBM의 AIX와 Dynix/ptx, SCO의 유닉스웨어의 장점을 모두 수용하는 등 IA-64 기반이 다른 어떤 유닉스보다 유연성을 지녀 인텔 기반의 유닉스서버 시장에서 썬과 HP를 앞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한국HP와 한국IBM이 인텔의 아이타늄 출시를 기회로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수위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유닉스서버 시장 판도재편을 노리는 것과 관련해 한국썬측은 막상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IA-64 서버 시장 참여의사를 밝힌 컴팩코리아·한국후지쯔·SGI코리아 등 나머지 서버업체는 인텔의 아이타늄이 유닉스보다는 PC서버와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