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출5공단 한복판, 가좌동의 반도체 후공정장비업체 한미(대표 곽노권) 옆 공터에는 굴착기 소리가 요란하다. 8월 말까지 새 공장을 짓기 위해 한창 터를 닦고 있는 것.
시화공단에 있는 아토(대표 오순봉)의 공장 옆에도 100억원을 투입한 신축 공장이 모습을 갖추고 있으며, 안성공단의 케이씨텍(대표 고석태)도 다음달 가동할 신축 공장의 마무리 공사로 부산하다.
곽노권 한미 사장은 『하루라도 빨리 새 공장을 가동해 늘어난 수요 물량에 맞추고 싶다』고 말했다.
반도체 장비·재료업계에 최근 공장 신증설 붐이 일고 있다. 파악된 업체만 해도 20개사를 훌쩍 넘는다. 표참조
장비·재료업체 관계자들은 『지금의 생산시설로는 늘어나는 장비 수요를 도저히 맞출 수 없다』며 공장 신축의 배경을 설명한다.
신설 공장은 대부분 용인·안성·송탄·평택·시화·천안 등지에 몰려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공장이 있는 기흥·온양·이천·청주와 차로 한시간이면 닿는 거리다.
공장 신축 붐이 바로 반도체 소자업체의 장비 및 재료의 수요에서 비롯됐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예전의 설비투자와 달라진 점은 투자가 한결 여유로워졌다는 것이다. 많은 업체들은 최근 잇따른 코스닥 등록과 유무상 증자로 투자자금을 확보해 수십억원의 투자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표정이다.
유니셈(대표 김경균)이 대표적인 사례. 이 회사는 최근 코스닥 등록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화성군 동탄면에 첨단설비의 2공장을 착공했다.
용인시는 현대와 삼성 공장의 중간 지역이라서인지 공장 신축이 활발한 곳이다. 양지면에는 실리콘테크(대표 우상엽)가, 남사면에는 다산씨앤드아이(대표 오희범), 영덕면에는 코삼이 각각 새 공장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제2단지가 들어설 화성군에서도 태양테크와 동진쎄미컴 등이 신공장을 짓고 있다.
공장 건설 붐에는 수입업체까지 가세했다.
반도체와 LCD 장비, 재료를 수입, 판매해온 태화일렉트론(대표 신원호)은 유기용기와 웨트스테이션 등을 직접 생산하기로 하고 광주군에 공장을 신축중이다.
반도체 장비업체의 활발한 설비투자로 인해 중부 지역은 온통 「반도체 장비·재료밸리」로 바뀌고 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