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동에 세계화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국내 기업과 대학 사이에 주로 이루어지던 산학협동이 최근 들어 해외로 확대 추세를 보이면서 국내 정보기술(IT) 관련업체와 해외대학이, 국내대학과 세계 IT기업이 손잡고 각 분야에서 산학협력을 이뤄가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 첨단 기술정보의 신속한 국내 수용은 물론 국산기술 해외이전이 급속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숭실대학교는 오는 5월초를 목표로 객체기술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인 래쇼날 본사와 소프트웨어(SW) 공학 분야에서 산합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컴퓨터통신은 내년 중국 현지법인 설립에 앞서 중국 5개 대학과 산학협동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앞서 SW 솔루션 개발업체인 MiB테크놀로지는 최근 호주의 태스마니아대학과 호주 현지에서 산학협동 계약을 맺는 등 많은 IT업체가 해외 유명대학과 국경을 넘어 산학협동을 구축했거나 추진중이다.
이처럼 국내기업과 외국대학, 국내대학과 외국 기업의 글로벌한 산학협동이 적극 추진되는 것은 인터넷으로 인한 IT시장의 전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산학협동이 글로벌한 시장전략을 실현하는데 중요한 과제가 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해외시장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는 국내업체들의 움직임과 인터넷 분야에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업과 대학을 파트너로 삼아 글로벌 시장전략을 실현하려는 외국 기업의 의도가 맞아 떨어진 것도 우리나라 기업과 대학의 산학협동의 세계화를 촉진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음달 2일 래쇼날소프트웨어사와 산학협력 조인식을 갖는 숭실대(총장 어윤배)는 이날 래쇼날에서 200만달러에 해당하는 최신 객체지향 SW를 기증받는 것을 비롯해 전문인력 양성과 객체 관련 최신기술 정보 공유 등에 관해 합의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어 총장을 비롯해 함창만 한국래쇼날 사장, 김근태 민주당 부총재가 참석할 예정이며 디지털 시대의 효과적인 개발방법과 산학협력에 관한 광범위한 토론회도 개최한다. 숭실대는 기증받은 SW로 정보과학대학과 대학원, 전산원 등에서 첨단 객체기술 관련 강의와 실습을 다양하게 진행할 방침이다.
국산 데이터베이스(DB) 전문업체인 한국컴퓨터통신(대표 강태헌)은 앞으로 성장이 유먕한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지역 대학과 산학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베이징대를 포함해 산학협력 적정 대학을 물색중이다. 이 회사는 올해 공동보조를 취할 5개 대학이 확정되는 대로 이곳에 40억원 어치에 해당하는 유니SQL DB를 기증하고 유니SQL DB를 정식 교과과정으로 채택하도록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MiB테크놀로지(대표 강원일)는 최근 호주 타스매니아대학과 3년 동안 공동 개발 및 연구진 교환, 해외시장 공동개척에 이르는 포괄적인 산학협동 계약을 호주 현지에서 체결했다. MiB와 호주 타스매니아대학은 앞으로 엑스퍼트 시스템과 자연어 처리기술을 연계한 전자우편 보안 솔루션을 공동 개발할 방침이며 올 하반기 정식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이 두 기관은 음성인식과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차원의 솔루션을 차기 개발과제로 선정하고 음성인식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의 모 대학과 하반기 다각적인 산학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MiB는 이번 협력을 위해 자사 매출의 15∼20%에 해당하는 30억원 정도를 투입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일부는 기술연구소와 지원센터 설립에 투입할 방침이다.
중국 연변과기대와 공동으로 대학에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한국하이네트(대표 김현봉)는 현재 중국 연변과기대에 2억5000만원 가량을 투입했으며 앞으로 이 만큼의 비용을 더 투자할 계획이다. 하이네트는 지난달말 중국어 ERP버전인 글로벌ERP를 공동개발해 현재 중국시장에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