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급물결 전자상가>(10.끝)에필로그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유통이 활황을 띠면서 전자상가에는 위기감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에따라 전자상가 변화의 바람도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용산전자단지와 테크노마트에 있는 유통점의 대다수가 온라인업체의 핵심 품목인 전자제품을 취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유통점은 과거 어느때보다도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제는 변화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도달했다.

일부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유통이 매장을 통한 오프라인 시장을 잠식한다고 해서 기존 유통채널이 무너지기야 하겠는가』라며 온라인유통의 시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인터넷 쇼핑몰은 「흥정」의 맛을 아는 소비자에게 경직된 시장임에 틀림이 없으며 다양한 상품을 상세히 비교 분석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 각종 인터넷 쇼핑몰의 보안이 허술하다는 점도 오프라인 업체들에는 다소 여유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여건에도 현실적으로는 빠른 속도로 기존 유통시장을 온라인유통이 잠식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이미 이러한 흐름을 감지한 유통업체들은 온라인업체와의 짝짓기를 통해 해법을 찾고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업체들이 아직도 전통적인 유통영역에 안주하려는 모습이다.

전자상가는 여러 곳에서 도전을 받고 있다. 온라인으로부터는 가격적인 측면에서 도전을 받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벤처창업 열풍에 따른 인력부족, 매장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같은 오프라인이라 하더라도 대규모 유통을 기반으로 한 할인점·양판점의 공세에 중소규모 유통업체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영업이윤이 박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통업체끼리의 합종연횡은 「살아남기 위한 한 방편」쯤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대증적 방편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 방법으로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는 있어도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기는 어려운 탓이다.

아직도 일부 전자상가에는 고객이 찾는 제품 대신에 더 좋은 상품이라며 다른 상품을 권유하는 「찍기」, 서로 자기네 매장이 싸다고 하며 고객을 불러모으는 「호객」, 판매가격을 붙여놓지 않고 물정에 어두운 소비자에게는 바가지를 씌우는 「바가지 상혼」 등이 존재한다.

이런 내부적인 문제점을 제쳐둔 채 상가를 새단장하거나, 온라인업체와 제휴를 하고 할인판매 행사를 통해 고객을 불러모은들 얼마나 집객효과가 지속될지 의문이다.

가전은 물론 컴퓨터·주변기기·부품 등 손대지 않은 구석이 없을 정도로 용산에서는 이미 원로가 돼버린 한 상인의 대답은 앞으로 전자상가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를 시사한다.

『외형적으로는 이제 서서히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직 구태가 남아 있습니다. 상인들이 앞장서 서비스를 개선해야만 미꾸라지 한마리가 온물을 흐리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유통팀>